매일신문

[각본없는 드라마]<20>삼성 라이온즈, 또 가을야구 ‘먹구름’

지난해 비교 전력 다소 강화, 다른 팀은 대폭 강화 ‘상대적 약세’
시즌 초반 7경기에서 2승1무4패, LG·SSG전 ‘대실망’
야구 전문가들 삼성을 2약으로 분류, 팬들은 가을야구 기대

통합우승 이후 팬들을 위한 행사를 연 삼성 라이온즈. 매일신문 DB
통합우승 이후 팬들을 위한 행사를 연 삼성 라이온즈. 매일신문 DB

삼성 라이온즈가 올 시즌 야도(野都, 야구도시) 대구의 자존심을 추켜세울 수 있을 지 관심이다.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페넌트 레이스 5회 연속 우승(2011~2015)과 코리안 시리즈 4회 연속 우승(2011~2014)의 영광을 뒤로 하고, 새 야구장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라팍)로 옮긴 이후 한 해(2021년)를 제외하고는 중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올해만은 가을야구를 보게 될 것'이라는 희망고문이 열혈 대구팬들을 애타고 하고 있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 확실히 달라진 면모를 보이고 있지만, 다른 팀들이 더 전력이 강화된 모습을 나타내면서 비교 열세가 아닌지 걱정을 자아내고 있다. 실제 삼성은 시범경기부터 안전된 투타의 조화를 선보였으며, 시즌 개막전 2연승(KT전)으로 산뜻한 출발을 했다. 하지만 이후 LG전 1무2패, SSG전 2패로 큰 실망감을 안겨주며, 포스트 시즌이 가능한 5위 안에 들 수 있을 지 우려된다.

KT 위즈와의 개막 2연전을 다 쓸어담은 삼성 라이온즈. 삼성 라이온즈 제공
KT 위즈와의 개막 2연전을 다 쓸어담은 삼성 라이온즈. 삼성 라이온즈 제공

◆2연승 후 내리 4연패 "기대가 곧 실망으로"

삼성은 지난 시즌 29년 만에 페넌트 레이스와 코리안 시리즈 통합우승으로 새 왕조를 건설하겠다는 LG와의 3연전에서 1,2차전은 팽팽한 경기를 하며, 쫄깃한 경기내용으로 우승팀과 견줄 정도의 실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3차전은 약체 그 자체였다. 선발투수부터 구원투수까지 '와르르' 무너지며, 무려 18대1로 대패했다. 이런 경기 내용은 언제든 팀워크가 흔들릴 수 있다는 걱정을 하게 만들고 있다.

삼성의 외국인 용병 투수 제1,2선발(코너 시볼드, 데니 레예스)도 첫번째 등판에선 승리투수가 됐지만, 두번째 등판에서는 패전의 멍에를 안았다.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맥키넌 역시 LG전 1차전에서 2타점 적시타를 제외하면, 별다른 클러치 히터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불펜을 대폭 강화했다고 하지만 중상위권 팀과의 대결에서는 그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큰 문제다. 키움에서 데려운 김태훈 투수와 KT에서 온 김재윤 투수의 구위가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하는데다, 끝판왕 마무리 오승환 선수는 26일 LG와 3대3으로 맞선 상황에서 LG 문성주 선수에게 결승타를 헌납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오승환의 구위는 직구가 140km 중반대로 상대팀 강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하고 있으며, 제구력과 노련미로 극복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팽팽한 경기를 불펜들이 지켜내지 못하고, 역전패를 자주 당하다 보면 팀 분위기는 침체될 수밖에 없다.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7회 김태훈-8회 김재윤-9회 오승환에게 삼성의 왕조 시절 철벽 마무리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라팍 외부 곳곳에 선수들의 대형 화보를 배치한다. 구자욱(왼쪽)과 원태인(오른쪽) 선수. 삼성 제공
라팍 외부 곳곳에 선수들의 대형 화보를 배치한다. 구자욱(왼쪽)과 원태인(오른쪽) 선수. 삼성 제공

◆삼성에 비해 타 구단의 전력강화 더 돋보여

야구전문가들(해설위원, 전문기자 등)은 달라진 삼성의 면모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 10개 팀을 '3강(LG-KT-KIA), 5중(한화-두산-롯데-SSG-NC), 2약(삼성-키움)'으로 분류하고 있다. 위 예상은 시즌 초반 얼마 지나지 않아, 어느 정도 적중하고 있다. 삼성은 2승1무4패로 7위, 키움은 4연패 후 첫승을 올리며 8위에 랭크돼 있다.

지난 시즌의 전력을 100(기준점)으로 놓고 보면, 올 시즌 삼성은 120~130 정도로 다소 나아진 면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야구는 상대 평가다. 개막전 패배 이후 내리 6연승으로 1위를 질주하고 있는 한화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전력이 갑절 이상 증가한 200의 전투력을 보이고 있다. 기아 역시 지난해에 비해 눈에 띄게 강화된 전력(180~190)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우승팀 LG의 경우 올 시즌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해도 이미 지난해 전투력이 200이기 때문에 삼성이 객관적 전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실제 이번주 주중 3연전에서 1경기도 이기지 못했다.

중위권으로 분류되는 팀들 역시 올 시즌 전력이 대략은 150 안팎이라고 보면, 삼성이 5할 이상의 승률을 유지하기도 벅찬 현실이다. 투타에서 모두 전력 부실이 드러나고 있다. 팀 공격에서는 확실한 거포 부재에다 주전들의 들쭉날쭉한 타격으로는 찬스 때 득점으로 이어지는 않는 경우가 잦다. 흔히 야구는 '투수놀음'이라고 한다. 올 시즌 초반 돌풍 한화의 확실한 5명의 선발투수(류현진-페냐-김민우-산체스-문동주)와 비교할 때, 삼성의 1~5 선발투수(코너-레예스-백정현-원태인-이승민)는 너무 불안하다. 게다가 불펜마저 든든하게 지켜주지 못한다면, 승리보다 패배가 더 쌓이는 것이 당연지사.

하지만 삼성 선수들이 강인한 정신력으로 무장해 팀 분위기가 살아난다면, 올 시즌도 하위권에 맴돌 것이란 저평가에도 불구하고 파란을 일으킬 수 있다. 대구 열혈 팬들은 야구명가 삼성의 저력을 믿고 있으며, 2년차 박진만 감독이 분명 뭔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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