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끊이지 않는 김치냉장고 화재…지난해 251건, 일반냉장고보다 많아

"전력 차단 잦고 김칫국물 유입 쉬워 화재 위험 높아"
정밀한 온도유지에 전력 개폐 빈번, 스파크 발생도 잦아
김치 염분, 부식성 높아…"국물 흐르면 바로 닦아야"

지난 7일 오후 12시 30분쯤 대구 수성구 한 아파트 가정집에 있던 위니아 김치냉장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 없음. 대구소방안전본부 제공
지난 7일 오후 12시 30분쯤 대구 수성구 한 아파트 가정집에 있던 위니아 김치냉장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 없음. 대구소방안전본부 제공

김치냉장고 화재가 잇따라 주의가 요구되는 가운데 주방기기에서 발생하는 화재 중 김치냉장고 화재 비중이 10% 안팎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7일 대구 수성구 지산동 한 아파트의 2004년식 뚜껑형 위니아 딤채 김치냉장고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앞서 지난 2월 26일엔 남구 이천동 한 아파트 김치냉장고 화재로 1천900여 만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하고 다수의 주민이 연기를 마셔 치료를 받았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년 간 김치냉장고 화재는 ▷2019년 302건 ▷2020년 354건 ▷2021년 303건 ▷2022년 252건 ▷2023년 251건 등으로 집계됐다. 연도별 전체 주방기기 화재 건수가 2천~3천 건 정도인 걸 감안하면 이 중 약 10%가 김치냉장고 화재인 셈이다.

게다가 같은 기간 발생한 일반 냉장고 화재의 경우 연 평균 212.2건 정도로, 김치냉장고 화재 건수보다 훨씬 적다.

전문가들은 김치냉장고의 경우 일반 냉장고보다 온도 유지·관리가 정밀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발화 위험이 높다고 지적한다. 적정 온도 유지를 위해 전력 공급 개폐가 빈번하게 일어나는데, 이 과정에서 전기 불꽃 발생도 잦다는 것이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김치냉장고는 김치 발효 단계에 맞춰 온도를 정밀하게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 냉장고보다 전력 개폐 반복이 잦다. 전류가 흐르고 있는 상태에서 전력 개폐가 일어나면 전기 불꽃이 많이 발생하는데, 이는 곧 화재 발생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라고 말했다.

김치냉장고의 경우 김치 국물이 흘러 기계 내부로 스며드는 경우 염분의 강한 부식성 때문에 전선 피복을 손상시킬 가능성이 높고, 피복 손상은 누전 발생으로 이어져 화재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공 교수는 "전선 피복이 염분에 의해 손상되면 피복 기능을 잃어 단락현상으로 전기 스파크가 발생한다"며 "김치 국물이 흐르는지 수시로 살펴보고 흘렀을 경우 바로바로 닦아내야 하고, 전기불꽃(아크) 차단기를 이용하는 것도 화재 위험성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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