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제2차 추-윤대전 발발할까?…헌정사 최초 女 국회의장 노리는 추미애

관례상 국회의장은 원내 1당 최다선 의원이 맡아
秋 "정권에 무릎 끓는 의장 아냐"…국회의장 중립성 위기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후보가 하남시 위례스타필드시티 앞에서 선거유세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후보가 하남시 위례스타필드시티 앞에서 선거유세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4·10 총선이 범야권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야권 강성 지지층이 주장하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앞으로 2년간 입법기관의 수장인 국회의장으로 앉혀야 한다는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그가 과거 윤석열 대통령과 이른바 '추-윤 대전'을 일으켰던 만큼 '추미애 국회의장'이 현실화될 경우 '제2차 추윤 대전'이 발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 국회의장의 중립성이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오전 0시 30분 현재 개표가 58% 진행된 경기 하남갑에서는 추 후보가 46.93%를 얻어 이용 국민의힘 후보(득표율 53.06%)에게 근소한 차로 뒤져 있다. 하지만 개표율이 58%여서 결과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추 후보 승리로 끝난다면 그는 당내 최다선인 6선 고지에 오르며 차기 국회의장 유력 후보가 된다.

국회의장은 국가를 구성하는 3부(입법·사법·행정) 요인으로 대통령에 이어 국가 의전서열 2위에 해당하는 자리다. 의사일정은 물론이고 국회 관련 법령 해석 권한, 본회의에 안건을 부의하거나 여야 이견이 있는 안건의 직권상정 여부를 결정하는 권한을 갖는다.

국회의장은 관례상 원내 1당의 최다선 의원이 맡아왔다. 당내에 최다선 의원이 여러 명 있는 경우엔 경선을 치르거나 합의 추대 방식으로 후보자를 정했다. 임기가 2년이라 통상 두 사람이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눠서 의장직을 수행했다.

현재로선 추 후보가 당선되면 22대 국회 전반기 의장에 추대될 공산이 커 보인다. 당에 강한 입김을 작용하는 친명(친이재명)계 지지층을 중심으로 벌써 "추미애 같은 강경파를 의장에 앉혀 대여 투쟁 선봉에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추 당선인도 2일 "집권당의 힘에, 검찰 정권의 힘에 공포를 느끼고 스스로 무릎 꿇는 그런 의장이 아니라 국민을 지키고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혁신 의장에 대한 기대가 있다. 그런 기대라면 제가 얼마든지 자신감 있게 그 과제를 떠안을 수 있다"는 말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추 후보가 차기 국회의장에 오를 경우 여야 대치는 물론 행정부와도 사사건건 대립할 것으로 우려한다.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추 후보는 지난 정권에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각종 수사 지휘에서 배제해 '식물 총장' 논란을 일으키고 직무집행정지를 명령하는 등 정면충돌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구 출신 고(故)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16대 국회 개원사에서 '앞으로 의사봉을 칠 때 한 번은 여당을 보고, 한 번은 야당을 보며, 또 마지막으로는 국민을 바라보며 양심의 의사봉을 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의장의 핵심 덕목이 중립성이라는 점을 잘 드러낸 연설"이라면서 "그동안 의장은 출신당 당론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중립적 입장을 취할 수 있는 계파색이 옅고 온건파로 분류되는 의원이 맡은 점, 의장이 되면 당적을 버리고 무소속이 되는 점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행정부 수반인 윤 대통령과 앙금이 있는 데다 당파성이 짙은 추 후보가 정말로 의장이 된다면 여야 관계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시정 연설과 사전 환담도 대립의 장이 될까 우려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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