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직업인과 만남·디지털 기술 활용…적성 찾고 꿈 찾는 '꿈 키움 진로학기'

대구시교육청, 고교 진학·진로 탐색 돕는 진로교육 실시
4차 산업혁명 시대 'AI 프로그램' 활용 직업 탐구 눈길

대구 성산중은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로연계교육인
대구 성산중은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로연계교육인 '새봄 성산 진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장래희망을 찾지 못한 학생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2023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에 따르면 "희망 직업이 없다"고 답한 학생이 초등학생 20.7%, 중학생 41%, 고등학생 25.5%에 달했다. 학생들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직 잘 몰라서"(초 43.9%, 중 54.6%, 고 40.2%)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꿈을 꾸기 싫은 게 아니라 어떤 꿈을 가져야 할지 모른다는 이야기다.

대구시교육청은 2022학년부터 중학생들의 진로연계교육을 위한 '꿈 키움 진로학기'을 진행하고 있다.

3학년 2학기 기말고사 후 교과수업과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진로·진학 관련 수업을 51시간 이상 집중 실시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상급학교 적응을 돕고 학생 스스로 진로를 탐색해 구체적인 계획을 설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성산중 '새봄 성산 진로 프로젝트'

대구 성산중은 학생들이 학기 말 남은 시간들을 슬기롭게 보내며 상급학교로 연착륙할 수 있도록 '새봄 성산' 특화사업을 운영해왔다.

'새봄(SAEBOM)'은 Sports-Art-Experience-Base-Owner-Manner의 첫 자를 딴 합성어로 스포츠-예술-진로·독서체험-기초기본학력향상-학생이 주인공-매너·인성을 갖춘 인재 육성을 추구하는 성산중의 학교 브랜드다.

학생들은 새봄의 6개 영역에서 다양한 활동들을 경험하며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미래의 직업을 미리 탐색·계획해 볼 수 있다.

대구 성산중은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로연계교육인
대구 성산중은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로연계교육인 '새봄 성산 진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성산중은 지난해 '전문직업인과의 만남'을 통해 국제기구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직원을 초청, 아세안에 속하는 국가들을 알아보고 국제기구의 종류, 국제기구에서 일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 등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올해는 외교부의 외교관, 기상청의 기상예보관, 간호학과 교수 등이 알려주는 '전문직업 알아보기'가 계획돼있다.

강연에 참가한 3학년 박재현 학생은 "책에서만 보던 아세안의 역할에 대해 자세히 알게 돼서 좋았다"며 "국제기구 직원이 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에 이바지하려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구 성산중은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로연계교육인
대구 성산중은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로연계교육인 '새봄 성산 진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 학생이 만든 자신의 브랜드 명함. 대구시교육청 제공

4차산업 혁명시대 진로에 필요한 역량을 기르기 위한 'AI(인공지능) 크리에이터 진로캠프'도 진행했다. 학생들은 전문 강사들과 함께 챗GPT, 뤼튼, 캔바 등 다양한 AI 프로그램을 활용한 디자인 콘텐츠 제작 과정에 참여했다. 특히 로고, 명함, 프로필 등 자신의 브랜드를 직접 만들며 자기 자신과 미래 직업에 대해 탐구하는 동시에 디지털 기반 역량도 쌓을 수 있었다.

3학년 박예은 학생은 "AI 프로그램을 통해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보는 색다른 경험이었다"며 "이번 활동을 통해 마케터, 디자이너 등의 직업적 입지가 위협받고 있음을 느끼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학교 졸업 영상을 제작하는 '우리가 만들어 즐기는 졸업식'에서 학생들이 직접 주제 선정, 역할 분담, 영상 촬영, 편집 등 전 과정을 수행하고, 현장 체험학습으로 연극 '뷰티풀 라이프'를 관람하고 연극 배우들과의 만남을 가지기도 했다.

이동준 성산중 교장은 "새봄 프로젝트를 통해 시대의 변화에 대응할 미래 진로 역량을 키우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향해 도전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양한 진로 프로그램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대곡중은 학생들이 창의적 아이디어를 구현하며 미래 직업들을 체험할 수 있는
대구 대곡중은 학생들이 창의적 아이디어를 구현하며 미래 직업들을 체험할 수 있는 '진로학기 메이커 교육'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곡중 '진로학기 메이커 교육'

대구 대곡중은 교과과정과 창의적 체험활동을 융합해 학생들이 자신의 꿈·끼를 탐색하며 진로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들을 지원해왔다.

그 중에서도 특히 학생들이 창의적 아이디어를 구현하며 미래 직업들을 체험할 수 있는 '진로학기 메이커 교육'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메이커는 Make(만들다)와 -er(사람)의 어원을 가진 '만드는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다. 작게는 손으로 만드는 취미를 가진 사람부터 크게는 유무형의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까지 모두 포함한다.

학생들은 메이커 교육을 통해 자외선(UV)으로 세균의 DNA를 파괴하는 자외선 살균기를 제작하는 '스마트 헬스 전문가'가 돼보고, 실내용 드론인 플라잉 옥타곤을 만드는 '센서 전문가'가 돼보기도 한다. 또 '가드너'가 되어 스투키 식물을 심고 자신만의 테라리움(작은 정원)을 만들기도 했다.

3학년 이채원 학생은 "어려울 것 같아 엄두도 못내던 소품들을 직접 만들어보며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꼈다"며 "그동안 몰랐던 다양한 직업들에 대해 알게 됐고 나의 적성과 소질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구 대곡중은 학생들이 창의적 아이디어를 구현하며 미래 직업들을 체험할 수 있는
대구 대곡중은 학생들이 창의적 아이디어를 구현하며 미래 직업들을 체험할 수 있는 '진로학기 메이커 교육'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고교 생활, 진로 정보와 관련된 퀴즈를 풀어보는 '골든벨 퀴즈 한마당'도 있다. 3학년 전체 학생들은 태블릿 PC를 이용해 대회에 참가, 서로 경쟁과 협력을 하며 진로 역량을 키울 수 있다. 대회에서는 특성화고, 고교학점제, 대입 전형 등 고교 교육과정에 대한 문제가 다수 출제되는데 학생들이 고등학교 생활을 미리 파악하고 준비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대회에 참석한 3학년 허현서 학생은 "막연하게 알고 있던 고등학교 교육과정과 과목별 특징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며 "적성과 특기를 고려해 진로 선택을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박학렬 대곡중 교장은 "학생들이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전환하는 시기에 상급학교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탐색하고 진로를 설계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운영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메이커 교육을 연계한 진로교육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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