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트랜드경제] 대형 커피사, 특화 매장으로 승부수 …숲뷰·오션뷰·능뷰로 소비자 발길 끈다

스타벅스 '숲세권'·폴바셋 '능뷰' 매장 가보니
지역에 따라 특색있는 매장에…"개인 카페보다 저렴해 선호"

대형 카페 브랜드들이 산, 해변 등지나 관광지 등에 대규모 매장을 잇따라 열면서 관광객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일 오후에 찾은 폴바셋 경주교동DT점. 한소연 기자
대형 카페 브랜드들이 산, 해변 등지나 관광지 등에 대규모 매장을 잇따라 열면서 관광객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일 오후에 찾은 폴바셋 경주교동DT점. 한소연 기자

대형 카페 브랜드들이 산, 해변 등지나 관광지 등에 대규모 매장을 잇따라 열면서 관광객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스타벅스, 폴바셋, 할리스 등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용인고기동유원지점, 경주교동DT점, 강원도 안목해변점을 각각 오픈했다. 오피스, 상업지에 있는 일반 매장보다 규모가 큰 매장들은 숲과 바다 등 주변 경관을 활용해 지어 경관이 좋고, 한옥 등 지역 특색에 맞춰 만들어 이색적인 것이 특징이다.

개인 카페는 흉내내기 힘든 규모의 큰 매장일 뿐만 아니라 물가가 비싼 관광지에서도 커피 값은 동일해 가격 걱정 없이 카페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끌고 있다.

◆ "대도시에 한옥이"…관광명소된 커피 프랜차이즈

5일 오전 10시쯤 찾은 대구 중구 스타벅스 종로고택점은 휴일 오전임에도 자리는 이미 만석이었다. 종로고택점의 특색이라고 할 수 있는 좌식 전용 별채에는 특히 사람이 몰렸다. 비가 왔지만 자리가 날 때까지 우산을 쓰고 기다리는 등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대구 종로고택점은 1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고택을 활용한 매장으로 기존 한옥 건축물에 스타벅스가 들어선 국내 첫 사례다. 고택 한옥과 현대식 한옥 두 채와 야외 정원 공간으로 구성된 이 지점은 120석의 좌석이 마련돼 있다.

1919년에 지어진 전통 고급 한옥에 서까래, 대들보, 기둥, 마루 등을 최대한 보존한 덕에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관광 명소가 됐다. 한국의 전통 가옥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랜차이즈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점이 특색으로 작용한 것이다. 실제로 종로고택점에 머문 2시간 동안 가장 많이 들린 것은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였다.

인파가 몰리는 탓에 지역에 사는 사람도 쉽게 가기 힘들 정도다. 대구에 시댁이 있다는 이현진(37) 씨는 "경기도 하남에 살고 있지만 대구에 오면 한옥 스타벅스를 늘 가보고 싶었다"며 "인천 송도신도시에도 경관이 좋은 커피 전문점이 등장했다는데 대구 한옥 스타벅스와 더불어 특색이 있어서 그런지 늘 만석"이라고 아쉬워 했다.

매장 내외부를 한옥으로 꾸미는 방식의 카페 인테리어는 스타벅스를 필두로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할리스커피는 인천 송도에 '인천한옥마을점'을 운영하고 있다.

송도한옥마을에 자리한 이 지점은 한글로 새겨진 간판과 목조 인테리어로 특색을 더했다. 큰 창이 나 있어 송도 센트럴파크의 전경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소비자가 꾸준히 매장을 찾는 이유다.

또다른 커피 프랜차이즈인 투썸 플레이스도 지난 3월 테마파크 롯데월드 내 전통 한옥 콘셉트의 매직아일랜드점을 열었다. 기존 롯데월드 내 한옥을 테마로 한 공간인 서호정에 자리한 만큼 전통 한옥의 특징을 살리고 실내는 현대적으로 꾸몄다.

지난 4일 오후에 찾은 폴바셋의 한옥 매장인 경주교동DT점 내부 모습. 한소연 기자
지난 4일 오후에 찾은 폴바셋의 한옥 매장인 경주교동DT점 내부 모습. 한소연 기자

◆ 관광지 특색을 살린 이색 매장

문화관광 특화 도시로 관광객들이 몰리는 지역에는 한옥 등 한국적 특색이 반영된 카페들이 특히 인기를 끈다.

지난 4일 오후 5시쯤 찾은 폴 바셋의 한옥 매장인 경주교동DT점도 '능뷰'를 보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천장과 기둥 등이 목재로 된 덕에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자연의 향이 물씬 풍기는 것에 더해 통 유리창 밖으로는 푸른 들판과 큰 능도 보였다.

폴바셋의 이 매장은 오픈한 지 한 달도 안 된 폴바셋의 첫번째 한옥 매장이다. 팔각을 중심으로 기와·대들보·좌식 평상 등 전통적인 한옥의 특징을 살리면서도 드라이브 스루(DT)로 차를 이용해 관광지를 방문하는 여행객들도 간편히 음료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 폴바셋의 설명이다.

이날 경주교동DT점을 찾은 A(30) 씨는 "오션뷰, 리버뷰가 아닌 '능뷰'는 우리나라 경주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이라며 "그저 커피만 마시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자연 경관을 볼 수 있으니 힐링도 되는데 커피 가격은 일괄적이니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지난 주말 오전에 찾은 스타벅스 용인고기동유원지점. 한소연 기자
지난 주말 오전에 찾은 스타벅스 용인고기동유원지점. 한소연 기자

◆ 숲세권·오션뷰 매장…힐링 카페로 인기

국내 1위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는 한옥과 더불어 자연을 활용한 대규모 매장을 지속적으로 오픈하고 있다. 지난 9일 용인 최대 유원지인 고기동에는 스타벅스 신규매장인 용인고기동유원지점이 오픈했다. 숲 속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숲세권' 매장으로 입소문을 타 소비자의 발길을 끌고 있다.

지난 주말 오전 11시쯤 찾은 스타벅스 용인고기동유원지점도 아침부터 인파가 몰렸다. 1·2·3 주차장이 세 개로 따로 나뉘어 있음에도 주차를 하기까지 20분이 넘게 걸렸다. 차들은 주차를 못 해 스타벅스 주변을 뱅뱅 돌거나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대형 매장으로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세 개 층으로 이뤄진 이 지점의 총 좌석은 실내·외를 합쳐 총 270석이다. 특히 소나무가 우거진 자연 경관과 함께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야외 테라스석을 별도로 마련한 것이 인기를 끄는 요인이다.

이곳은 개점과 동시에 입소문을 타고 소비자를 끌어 모으고 있다. 용인은 물론 수원시, 성남시 등 인근 지역에서 온 사람들로 매장 안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특히 나무 사이 사이에 테이블이 있는 야외 테라스는 만석이 아닌 시간이 없었다. 자리가 나길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았다.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는 경기도 용인에 사는 송모(53) 씨는 "숲 속에 있는 것 같아 이색적이라는 이유로 인기가 많길래 찾아와봤다"며 "사람이 많아 주문을 하기까지 15분이나 기다렸는데 대형 커피 체인점에서 이정도로 기다리는 경우는 드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아쉬운 점은 규모에 비해 주차장이 협소하고 장애인 석도 한 면밖에 없었다는 것"이라며 "지하와 지상을 합해 3층짜리 건물이니 휠체어로 이동하는 사람들도 편히 즐길 수 있도록 고안했으면 더욱 만족스러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주말 오전에 찾은 스타벅스 용인고기동유원지점. 한소연 기자
지난 주말 오전에 찾은 스타벅스 용인고기동유원지점. 한소연 기자

할리스 역시 최근 강릉에 오션뷰 매장을 새롭게 오픈했다. 강원도 강릉시에 개점한 '강릉안목해변점'은 강릉의 대표 관광 명소인 안목해변 커피거리에 위치했다.

이 지점의 내부는 오션뷰에 최적화해 꾸몄다. 해변에 인접한 매장임을 고려해 안목해변을 조망할 수 있도록 2층에는 좌식 존을 두었고, 3층에는 모든 좌석에서 바다를 볼 수 있도록 단차를 뒀다. 옥상 테라스 공간까지 네 개의 층에서 모두 해변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는 것이 할리스의 설명이다.

할리스는 이 밖에도 속초영랑해변점, 부산송정(DI)점, 제주도두해안점 등 관광지에서 오션뷰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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