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말레이시아 불교계 "뉴진스님, 불경스럽다…입국 불허해야"

"유흥 장소에서 승려 흉내, 부적절"

'뉴진'이라는 법명으로 활동하는 개그맨 윤성호가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뉴진'이라는 법명으로 활동하는 개그맨 윤성호가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승려 복장으로 디제잉 공연을 펼쳐 인기를 끌고 있는 '뉴진스님'(개그맨 윤성호)이 말레이시아 불교계에서 반발을 사고 있다.

뉴진스님은 최근 EDM 공연을 펼치는 등 '힙한 불교' 이미지를 만들어 우리나라 불교계에서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불교계에선 "입국을 막아달라"는 반발까지 나오고 있다.

10일 더스타 등 현지 매체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뉴진스님은 지난 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한 클럽에서 승려복을 입고 공연을 했고, 이 모습이 소셜미디어 영상 등을 통해 퍼졌다.

이를 두고 말레이시아 교통부 장관 등을 지낸 위 카 시옹 의원은 뉴진스님의 공연이 불교 가치와 가르침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줬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8일 소셜미디어에서 "불교의 신성함을 존중하고 말레이시아의 종교적 화합을 지키기 위해 한국인 DJ(뉴진스님) 입국을 막으라고 지시할 것을 내무부 장관에게 호소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전날에도 "그의 행동은 매우 부적절하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야 한다"며 "뉴진스님의 21일 쿠알라룸푸르 공연은 취소됐으나, 21일 말라카에서 열리는 공연에 초청된 것으로 안다"고 우려했다.

말레이시아 청년불자협회(YBAM)도 뉴진스님 공연이 불교적 삶의 방식을 해치고 무례를 범했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유흥 장소에서 승려를 흉내 내는 것이 부적절하다"며 말레이시아 클럽에서 뉴진스님이 공연하는 것을 금지해달라고 당국에 촉구했다.

말레이시아는 말레이계, 중국계, 인도계 등으로 구성된 다민족·다종교 사회로, 국교는 이슬람이지만 종교의 자유는 보장된다.

반면, 한국 불교계에선 뉴진스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가 많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전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스님들이 너무 엄숙하고 경건하고 무겁다고 보는 젊은이들이 많은데, (뉴진스님은) 젊은이들에게 다가가고 마음을 평안하게 해 주는 첨병 역할"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개그맨 윤성호 씨는 삭발한 헤어스타일로 20년간 활동해온 인기 개그맨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뉴진'이라는 법명을 약식으로 받았다. 이후 '뉴진스님'이라는 캐릭터로 활동하면서 대만 등 해외에서도 뉴진스님으로 디제잉 공연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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