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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관리구역 지정에 시름 깊어진 섬유업계…염색산단 "기업 옥죄는 조치"

1년 내 악취방지시설 설치 이행 의…새로운 저감시설 도입 고민

대구염색산업단지. 매일신문DB
대구염색산업단지. 매일신문DB

대구시가 대구염색산업단지(이하 염색산단)를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하면서 입주 기업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경기침체로 타격을 입은 입주 기업들의 경영난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시는 지난 9일 염색산단을 악취관리지역으로 확정 고시했다. 이에 따라 6월 1일부터 염색산단(비산동·평리동·이현동) 일원 84만8천㎡ 구역이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된다.

악취관리지역 지정 시 고시일로부터 1년 이내 악취방지시설 설치 등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개선 명령을 이행하지 않거나 배출허용기준을 반복해 초과하는 경우 조업정지 명령이 내려지거나 징역 혹은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이번 조치로 염색산단 입주 기업들의 고민이 크다.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 여파로 이달부터 스팀 공급가격이 기존 t당 3만8천원에서 4만3천원으로 10% 뛰었고, 폐수처리비용도 인상을 앞두고 있다.

특히 지난 2019년부터 추진한 '소규모 사업장 방지시설 설치 지원 사업'은 참여율을 98%까지 끌어올렸지만, 악취관리구역 지정으로 새로운 저감시설을 도입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염색산단 한 입주기업 대표는 "지원금도 있지만 기업 자부담금을 할애해서 방지시설을 설치·운영 중인데 이런 노력이 물거품이 된 것"이라며 "악취 원인을 공단에서만 찾을 수 있는 건 아닌데 기업을 옥죄는 조치"라고 하소연했다.

대구염색산업단지 주변 환경시설 현황. 대구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 제공
대구염색산업단지 주변 환경시설 현황. 대구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 제공

염색산단 측은 산업단지가 악취발생의 주요인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달서천 하수처리장, 북부하수처리장, 상리 음식물류 폐기물처리시설 등 다양한 환경기초 시설이 밀집해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3월 전문기관에 의뢰해 진행한 복합악취측정을 진행한 결과, 하수처리장 앞 달서천 유입 구간을 제외한 산업단지 내 전 구역에서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대구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 관계자는 "정확한 원인 규명과 기업들의 의견 수렴 없이 구역을 지정해서 당황스럽다. 산업단지를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한다고 해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 지자체 차원의 실질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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