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개딸’ 요구를 민심으로 내세우는 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폭주가 도를 넘어섰다. 22대 총선 175석 확보를 전 국민적 지지이자 강한 입법 활동 촉구 신호로 간주하는 게 분명하다. 핵심 지지층인 개딸 등 강성 당원들의 커진 목소리를 민심이라 내세운다. 모든 입법 활동의 기저에 민심이 있다는 억지 주장으로 이전에 없던 규정도 만들려 한다. 민심 오독을 넘어 왜곡이다.

민주당은 범야권 192석의 총선 민심이 거침없는 입법 활동 주문이라 주장한다. 22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원장 독식의 변이다. 처음이 아니다. 21대 총선에서 180석으로 압승하자 수치적 우월을 상임위원장 석권에 썼다. 그러나 1년 만에 법사위 등 일부를 미래통합당에 내줘야 했다. 국회 권력을 독점한 민주당을 향한 '진짜 여론'의 압박이 있었다.

의석수에 따른 상임위원장 배분은 대화와 타협의 정치의 실천이다. 민주당의 전신 새천년민주당이 여당이던 2000년 총선에서 야당인 한나라당이 원내 1당이 됐지만 민주당은 여당 몫 등으로 상임위원장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국회의장 후보 선출에 당심을 반영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양문석 당선인은 21일 당원 난상 토론에서 "국회의장 후보를 뽑을 때 국회의원 50%, 당원 50% 비율을 적용하자"고 했다. 국회의장은 원내 1당인 민주당 몫이니 당원의 뜻을 모으자는 주장이다. 난센스도 이런 난세스가 없다. 엄연히 국회의원에게 투표권을 보장한 국회법 위반이다.

대통령 탄핵과 거부권 행사 원천 봉쇄, 개헌 외에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거대 의석 민주당의 입법은 거침이 없다. 정치적 팬덤을 앞세워 새로 법을 만들면 된다는 식이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탄핵 요건이 될 수 있다고 겁박한다. 근거가 민심이라 한다.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은 양곡법 개정안, 민주유공자법 제정안 등의 통과에 기를 쓴다. 미래 세대의 짐을 더는 고준위 방폐장 특별법 등은 뒷전이다. 연금 개혁안도 21대 국회 종료를 바투 앞두고 처리할 수 있다며 양자회담을 제안한다. 지지자들의 요구와 민심을 엄정히 분별하는 것은 공당의 마땅한 자세임을 민주당은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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