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트렌드경제]"핫한 사람은 다 입는다"…일상복으로 입는 유니폼 '블록코어룩' 대세

럭비 셔츠에 청바지 매칭…유니폼의 재해석
패션업계 신상품, ‘블록코어’ 아이템 쏟아져

이효리의 24SS
이효리의 24SS '리얼 레트로 리복' 캠페인. LF 제공

축구, 야구 경기장에 갈 때만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는 생각은 편견이 됐다. 유니폼이 연상되는 옷을 일상복과 매치해 입는 블록코어룩 트렌드가 본격적인 무더위를 앞두고 더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다.

'사내 녀석'이라는 뜻의 속어 '블록(bloke)'과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스타일을 뜻하는 신조어 '놈코어(normcore)'가 합쳐진 단어 '블록코어'는 영국 길거리에서 축구 유니폼을 입은 남성 팬의 모습을 재해석하면서 만들어진 패션 트렌드다.

블록코어룩은 지난 2022년 SNS 플랫폼인 틱톡의 인플루언서인 브랜던 헌틀리가 축구 유니폼 상의에 데님, 아디다스 삼바 스니커즈를 매칭하고 찍은 영상에서 시작됐다. 이후 비슷한 스타일의 옷들을 해외 인플루언서들이 입고 나오면서 하나의 패션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이를 증명하듯 프랑스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가와 스포츠웨어 브랜드 아디다스는 협업으로 블록코어 스타일의 의류를 출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블록코어룩은 남자들이 많이 입는 스포츠 관련 유니폼을 일상복으로 착용해 입는 방식이다. 상의를 유니폼 형태의 블록코어 제품으로 착용하고, 하의는 청바지나 조거팬츠 등 캐주얼한 바지를 자유롭게 매치하면 된다.

남녀 모두에게 잘 어울리는 블록코어룩은 소재가 대부분 통풍성의 좋은 메시 재질이기 때문에 무더운 여름에도 시원함을 유지하면서 멋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엄브로 혼네 협업 상품. 엄브로 제공
엄브로 혼네 협업 상품. 엄브로 제공

◆ 올 여름에도 블록코어룩

뉴진스, 블랙핑크 등 수많은 K-POP 아이돌과 패션 인플루언서들의 블록코어룩 스타일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유명인이 입고 나오면서 대중적인 트렌드로 자리잡게 된 블록코어룩은 젊은 세대를 주축으로 인기를 이어가는 중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F의 리복이 출시한 축구 유니폼 스타일의 '벡터 스포츠 저지 반팔티'는 타사 여름 티셔츠 대비 30% 높은 판매율을 보였다.

스포츠 유니폼의 소재인 '나일론 메시' 상품 판매량도 덩달아 늘고 있다. LF가 수입판매하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챔피온(CHAMPION)은 최근 들어 나일론 메시 상품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배 이상 급증했다고 밝혔다.

챔피온의 나일론 메시 아이템은 지난달 말부터 매출이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달 13일부터 일주일간 판매량은 지난달 같은 기간 대비 2배가량 뛰었다.

이랜드월드 스파오도 올해 봄·여름 시즌의 블록코어 상품 매출이 지난해 가을·겨울 시즌보다 87% 올랐다고 밝혔다. 풋살, 축구 등 스포츠에 대한 여성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여성용 블록코어 제품이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수요가 높다는 것이 스파오의 설명이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 따르면 지난달 12일부터 지난 12일까지 30일간 유니폼 카테고리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4배 늘었다.

무신사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대형 스포츠 경기가 잇따라 열리면서 경기를 직관하기 위해 유니폼을 구매하는 수요가 늘어났다"며 "일상에서도 응원하는 팀 유니폼을 착용해 '블록코어룩'을 연출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진 영향도 있다"고 진단했다.

대구FC 유니폼. 무신사 제공
대구FC 유니폼. 무신사 제공

◆ 럭비 유니폼에 아동용 블록코어룩까지

블록코어룩이 트렌드임을 증명하듯 패션업계는 블록코어룩 신상품을 다양하게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 봄·여름 시즌 블록코어 컬렉션으로 매출 상승세를 보인 스파오는 올해 봄·여름 시즌에도 블록코어 컬렉션 '애틀란타'와 '애슬레틱'을 내보였다.

이 컬렉션은 남녀공용 7개, 여성용 5개 등 모두 12개 스타일로 구성돼있다. 스파오 여성용 스타일은 지난 시즌에는 포함되지 않았다가 이번 시즌에 추가됐다.

유아동의 블록코어룩을 겨냥한 제품도 늘고 있다. 뉴발란스 키즈는 지난 3월 하이브리드 스포츠 라인을 발표하며 데일리용 유니폼을 처음 출시했다.

축구 이외에도 럭비·농구 등 다양한 스포츠 유니폼이 새로운 블록코어 스타일로 떠오르고 있다. 럭비 셔츠의 경우 지코의 신곡 'SPOT'에서 블랙핑크 제니가 럭비셔츠를 스타일링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제니가 착용한 럭비셔츠는 바퀘라의 니트 폴로탑으로 바퀘라의 로고를 구단 유니폼처럼 연출했다.

일상복을 넘어 활용되기도 한다. 마린세르의 2024 컬렉션은 블록코어 무드를 발전시켜 파티룩을 표현했다. 드리스 반 노튼의 24SS 레디투웨어는 럭비셔츠와 상반되는 시스루 스커트와 힐을 조합해 재치있는 룩을 표현했다.

야구, 농구, e-스포츠 등 스포츠 구단들은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스트릿 브랜드 '예스아이씨'와 한화이글스는 지난 2일 한화이글스 주황색과 구형 엠블럼을 활용한 7종 협업 상품을 예스아이씨 공식 홈페이지와 무신사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앞서 프로축구 '2024 K리그1' 개막을 앞두고 무신사에서 판매한 축구 유니폼도 큰 인기를 끌며 두 자릿수의 판매 증가율을 기록한 바 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봄부터 축구와 야구 등 스포츠 경기 개막 시즌이 돌아왔고 스포츠 경기를 직관하는 인구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유니폼을 구매하는 소비자도 증가했다"며 "여름철이 되면서 야외 활동이 많아져 여름용으로 입기 좋은 소재가 중심인 블록코어룩도 수요가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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