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상대의 건축 인문 기행] 역사적 건축, 파리 올림픽을 만나다

최상대 전, 대구경북건축가협회 회장

올림픽 사상 처음 스타디움을 벗어난 개막식. 축제의 배경과 무대는 세느강, 도시, 건축이었다.
올림픽 사상 처음 스타디움을 벗어난 개막식. 축제의 배경과 무대는 세느강, 도시, 건축이었다.

지금까지의 올림픽이 새로운 스타디움 건축의 탄생, 개막행사 퍼포먼스, 성화 점화 이벤트가 화제였다면 2024 파리 하계올림픽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친환경 올림픽으로 기억될 수가 있겠다. 경기장 시설의 95%는 기존 시설공간의 사용으로 건물신축을 극소화하고 에어컨 사용 제한 등 탄소 배출량 감소 실천은 이전 올림픽과는 대조적이다.

올림픽을 3차례나 개최한 파리와 런던은 만국박람회도 경쟁적으로 개최하였다. 올림픽, 월드컵, 엑스포를 개최하는 도시는 건축 디자인과 도시 발전 효과를 중요시해 왔다. 그러나 지금은 저예산 시설 투자, 향후 지속 가능성, 탄소중립과 기후환경이 더욱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프랑스의 역사는 에펠탑, 콩코드 광장, 알렉산더 다리, 앙발리드, 베르사유 궁전, 그랜드 궁전 등 도시상징 건축을 탄생시켰다. 역사적 건축 유산과 랜드마크 장소들이 올림픽의 경기장으로 사용되며 문화예술 도시 파리를 더욱 빛내는 기회가 되고 있다.

올림픽 사상 최초로 경기장 밖 도심에서 열린 개막 축제는 관객 규모와 장소적 범위가 넓고도 큰 행사였다. 세느강 6km 구간의 선상 퍼레이드, 예술공연, 성화봉송 배경과 무대는 파리 도시와 건축었다. 17일 동안 206개국 10,500여 명 선수들이 37개의 경기장에서 메달 경쟁을 벌인다. 역사적 건축 공간을 활용한 상징적 경기장들을 살펴본다.

최신 올림픽 종목의 경기가 열리는 어반 스포츠 경기장 콩코드 광장, 이집트 오벨리스크가 있는 프랑스 시민혁명의 역사 광장이다.
최신 올림픽 종목의 경기가 열리는 어반 스포츠 경기장 콩코드 광장, 이집트 오벨리스크가 있는 프랑스 시민혁명의 역사 광장이다.

◆ 콩코드 광장- 시민혁명 단두대의 현장

파리에는 과거에서 미래로 향하는 도시 축(軸)이 있다. 루브르- 카루젤 개선문- 샹젤리제- 에드왈개선문- 그랑 아르쉐로 이어지는 상징 축은 도시 광장과 다름없다. 샹젤리제 동쪽 파리에서 가장 넓은 콩코드 광장은 최신 올림픽 프로그램 종목으로 어린 선수들이 출전하는 프리스타일 바이시클 모터 크로스(BMX), 브레이크 댄스, 스케이트보드, 스포츠 암벽 등반, 트리플 농구 등 어반스포츠 종목의 경기장이다.

대중교통 네트워크가 편리한 도시중심 광장은 젊음과 스포츠를 도시와 결합하는 개념으로 대회 기간 중 광장은 도시 스포츠 공원으로 개조되었다. 이곳은 마리 앙투아네트와 루이 16세가 단두대에서 사라진 프랑스 시민혁명의 중심지이다.국가적 축하 행사가 열리는 역사적 광장에는 이집트 룩소르 신전에서 온 23m 높이의 오벨리스크가 우뚝 솟아 있다.

에펠탑 남동쪽 마르스 광장은 비치 발리볼 야외 경기장으로 과거 프랑스 시민혁명 집결 장소였다.
에펠탑 남동쪽 마르스 광장은 비치 발리볼 야외 경기장으로 과거 프랑스 시민혁명 집결 장소였다.

에펠탑 스케치
에펠탑 스케치

◆ 에펠탑, 마르스 광장- 만국박람회, 민중 평화의 상징

1889년 파리만국박람회 상징 에펠탑은 가장 많은 관광객이 모여드는 랜드마크이며 당시 박람회장의 주요 건물과 공원 광장은 주요 행사 축제가 열리는 공간이다. 웅장한 에펠탑 배경의 마르스 광장은 올림픽 비치 발리볼 임시 야외 경기장이다. 13,000명 관람석에 설치한 다기능 프레임 구조물은 행사 이후 재사용하는 친환경 시설이다.

에펠탑의 남동쪽에 위치하는 군사학교(에콜 밀리테르) 그사이 공간 마르스 광장은 군사 훈련과 사열 행사장으로 주로 사용되었다. 프랑스 시민혁명 시기에는 시민 궐기 집결 장소였다. 루이 16세를 축출을 위한 대규모 시위가 있었던 1791년 7월, 이곳에서 진압군의 발포사건으로 시민들이 희생되었고 이후, 이곳은 민중의 평화를 상징하는 역사적인 광장이 되었다.

도시경관에 조화로운 파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알렉산더 3세 다리는 세느강 야외 개회식의 주요 장소이다.
도시경관에 조화로운 파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알렉산더 3세 다리는 세느강 야외 개회식의 주요 장소이다.

◆알렉산더 3세 다리 –프랑스 러시아, 평화의 상징

프랑스와 러시아의 우호를 성사(1892년) 시킨 러시아 알렉산더 3세 이름으로 명명된 역사적 기념물은 1,900년 만국박람회 개최 시 완공되었다.

세느강 개막 행사 시 본부석 장소였던 다리는 도로 사이클, 수영마라톤, 트라이애슬론의 결승점이며 다리 양쪽 편에는 그랜드 궁전(펜싱, 태권도)과 앵발리드(양궁) 경기장이 마주하고 있다. 6m 높이 강철 구조의 아치 다리는 가로등과 조각 장식이 주변 에펠탑과 샹젤리제의 도시경관에 조화로운 세느강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이다.

한국이 5개 전 종목 금메달을 획득한 양궁경기장 앙발리드 광장, 군사박물관 지하에 나폴레옹 석관이 안치되어있다.
한국이 5개 전 종목 금메달을 획득한 양궁경기장 앙발리드 광장, 군사박물관 지하에 나폴레옹 석관이 안치되어있다.

◆ 앙발리드- 나폴레옹, 지하에 잠들다.

이번 올림픽 TV 중계 화면에서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경기장으로 양궁 경기가 열린 이곳 앙발리드 광장에서 양궁 전 종목 5개 금메달의 신기록을 작성했다. 매 경기 장면과 시상식 배경에 성 베드로 대성당의 황금 돔을 닮은 앙발리드 돔이 나타났다. 중계방송 캐스터는 매번 나폴레옹이 묻힌 장소라고 말했다.

1670년대 루이 14세 명으로 앙발리드 장군이 건립한 건물은 군인 요양병원, 은퇴군인 주거, 교회, 군사 아카데미가 있었고, 후일 파리 군사령부와 병기고로 사용되었다. 오늘날엔 팡테옹과 함께 위인들의 추모 공간으로서 군사적 업적 위인들의 묘지와 예배당, 프랑스 군사 역사를 전시하는 군사박물관이다.

바로크 고전건축과 녹색정원, 70m 양궁경기장, 대칭적 관람석, 일체감의 건축공간은 올림픽의 꽂 마라톤의 결승점이 된다. 지하에는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석관이 안치되어있다.

절대왕권의 번영과 몰락의 상징 베르사유, 궁전 마당은 귀족 스포츠인 승마, 근대5종 경기장이 되다.
절대왕권의 번영과 몰락의 상징 베르사유, 궁전 마당은 귀족 스포츠인 승마, 근대5종 경기장이 되다.

◆베르사이유 궁전- 왕정의 몰락, 바로코 궁전과 정원

프랑스 절대왕권의 상징 베르사유 궁전과 바로크 정원 마당은 귀족 스포츠 승마, 근대5종 경기장이 된다. 대운하의 서쪽 궁전 정원의 중심부 레뚜알 로열광장에 임시 경기장이 설치되며 일부종목은 인근의 그랜드 운하를 따라 열린다. 세계 최대의 바로크 궁전 정원에서 일부 경기장이지만 교외 숲과 물이 있는 가장 넓은 올림픽 경기장이다.

파리 남서쪽 교외에 위치하는 베르사이유는 지방 마을 사냥의 궁전이었지만, 루이 14세가 프랑스 궁정을 파리에서 베르사이유로 이전 후 프랑스 왕실의 중심이 되었지만, 후일 마리 앙투아네트와 루이 16세의 단두대 처형을 불러오게 된다. 1837년에 프랑스 국립박물관이 되었으며 1979년 프랑스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유리 아뜨리움이 아름다운 그랜드 궁전은 펜싱 태권도 경기장, 다양한 문화 예술행사가 열리는 아르데코 양식의 전시 박물관이다
유리 아뜨리움이 아름다운 그랜드 궁전은 펜싱 태권도 경기장, 다양한 문화 예술행사가 열리는 아르데코 양식의 전시 박물관이다

그랜드 궁전 스케치
그랜드 궁전 스케치

◆ 그랜드 팔레- 아르데코 건축의 미학

그랜드 팔레는 우리나라 첫 금메달이 펜싱 경기가 열린 이곳에서 나왔다. 펜싱과 태권도 경기장인 그랜드 팔레는 우리나라 기대 종목의 경기장이기에 특히 친근하게 여겨진다. 특히 유리 아뜨리움이 아름다운 경기장에서의 태권도 경기 결과가 더욱 기대된다.

파리의 중심부 웅장한 그랜드 궁전은 왕정 시대의 궁전건축처럼 보이지만, 1,900년 파리만국박람회의 기념관으로 건축되었다. 6,000톤의 철강 구조와 석재 외장은 첨단 기술의 아르데코 양식 건축으로 프랑스 문화부가 지정한 역사적 기념물이다.

그랜드 팔레에서는 미술관, 전시관, 스포츠 행사들이 개최되었으며 올림픽 이후에도 다양한 문화 행사의 전시 박물관으로 개방될 예정이다

◆워터 스포츠 센터- 저탄소 친환경 경기장

역사적 건축은 아닐지라도 파리 올림픽을 위해서 새로 지어진 유일한 수영경기장으로 워터 스포츠 센터가 있다. 워터 스포츠 센터는 모든 건축자재가 바이오 기반 재료로 건축된 탄소중립 실천 수영장이다. 5,000㎡ 넓이의 목제 지붕 위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은 프랑스에서 가장 큰 태양광 발전건물 중 하나로 사용 에너지를 자급자족한다. 플라스틱 병뚜껑의 재활용으로 제작된 관중석 등 저탄소 환경 인증의 건축이다.

다이빙, 수구, 아티스틱 수영경기장으로 5,000석 관람석은 올림픽 이후 2,500석으로 전환된다. 수영장 2개 시설과 함께 지역 개방시설인 피트니스, 볼더링 암벽 등반, 패들테니스 섹션 등 멀티 스포츠 시설은 파리 외곽의 상데니 지역 도시 균형발전을 고려한 투자이다.

최상대 전, 대구경북건축가협회 회장
최상대 전, 대구경북건축가협회 회장

최상대 전, 대구경북건축가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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