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엑스코선 건설공사를 두고 지역 건설 3사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동대구역 중앙 녹지공간에 자리 잡은 히말라야시다(개잎갈나무)가 변수로 떠올랐다. 대구시가 훼손 최소화를 조건으로 내걸면서 설계 과정에서 더 친환경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한 쪽이 우세할 전망이다.
지난 5일 대구교통공사는 엑스코선 건설공사 1공구 입찰을 희망하는 업체들을 상대로 현장설명회를 열었다. 지난달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re-Qualification) 신청서를 제출한 HS화성, 서한, 진흥기업 컨소시엄 3곳이 참석했다. 태왕이앤씨가 진흥기업 컨소시엄에 참여하면서 지역 건설 3사의 경쟁이 뜨거웠다.
이 자리에서 대구시가 업체들에게 설계 과정에서 요구한 조건은 ▷환승역 3곳의 구조 슬림화 ▷동대구역 고가교 보강 공사 ▷동대구역 중앙 녹지공간(히말라야 시다) 훼손 최소화 등 3가지다. 특히 히말라야시다 훼손 최소화는 홍준표 대구시장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동대구로를 따라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히말라야시다 가로수는 지난 1970년 조성됐다. 350그루가 넘는 나무들이 도심 속 녹지 공간을 형성하며 대구의 대표적인 명물로 자리 잡았다. 3호선과 마찬가지로 지상철 형태인 엑스코선은 히말라야시다 가로수길과 노선이 겹친 탓에 공사가 시작되면 나무들의 훼손이 불가피하고 일부는 옮겨심기가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내년 2월 7일까지 기본 설계안을 담은 최종입찰서를 제출해야 하는 업체들은 앞으로 5개월간 친환경적이고 창의적인 해법을 제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입찰에 참여한 한 컨소시엄 관계자는 "환승역 구조 슬림화와 동대구역 고가교 보강 공사는 그렇게 어려운 조건이 아니다. 반면 나무 훼손 최소화 조건은 대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설계 과정에서 묘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1공구보다 공사 규모가 큰 엑스코선 2공구는 유찰이 거듭되며 수의계약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졌다. 대구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12일 마감한 엑스코선 건설공사 2공구 입찰 결과 코오롱글로벌 컨소시엄이 단독으로 응찰하면서 또다시 유찰됐다. 2공구는 지난달 19일 1차 입찰에도 경쟁 구도가 형성되지 않아 한 차례 재공고가 이뤄졌다. 공사 난이도에 비해 수익률이 낮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나서는 업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엑스코선 공사는 수성구 범어동~동구 신암동(1공구), 동구 신암동~동구 봉무동(2공구)으로 나누어 발주됐으며 1공구의 공사비는 1천403억원, 2공구는 4천359억원이 책정됐다. 국가계약법 시행령에 따라 재공고를 거쳐 입찰참가자격을 갖춘 자가 1인밖에 없음이 명백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경쟁입찰에서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다. 대구교통공사는 "추석 연휴 이후 다시 한번 공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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