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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김치 기후위기 희생양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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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 높은 고랭지도 폭염 못 피해…국산 '여름배추' 실종 우려

김치 김장 이미지.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김치 김장 이미지.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지역별 기후위험지수(Climate Risk Index·CRI). 한국은행 제공
지역별 기후위험지수(Climate Risk Index·CRI). 한국은행 제공

기후위기가 경제에 미치는 여파가 커지고 있다. 당장 우리 일상과 가장 밀접한 먹거리 물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간한 '이상기후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이상기후가 산업생산 성장을 저해시키고 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3년 이후 월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요인별 기여도를 보면 이상기후가 평균 10%를 차지했다.

이번 배추 가격 폭등 역시 이상기후 현상 무관치 않다. 배추는 18~20℃에서 잘 자라는 채소로 생육 초기에는 온도가 높아도 잘 자라지만, 이후 고온에 약해지는 특성을 지닌다. 이 때문에 여름철에는 강원도 고랭지가 주산지가 된다.

하지만 고도가 높은 지역에도 폭염이 나타나면서 국산 '여름배추'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올 추석을 앞두고 고랭지 배추 수확량이 6~8% 감소하자 배춧값이 급등했다. 폭염이 9월에도 이어지면서 여름배추 생산량 감소 폭은 10% 이상 두 자릿수를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는 기상청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토대로 2050년 고랭지배추 재배 적지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2090년에는 아예 사라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외신에서는 한국 김치가 급격한 기후변화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이달 초 로이터 통신은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 김치가 기후 변화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치에 쓰이는 배추가 기후 변화로 인해 멸종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기후위기로 인한 농작물 수급 불안정은 배추에 국한되지 않는다. 올 상반기 사과·배 가격이 치솟으면서 물가상승을 주도했다. 예년에 비해 길었던 폭염의 영향으로 최근 무, 상추, 시금치 가격도 덩달아 오르는 추세다.

한은 관계자는 "2010년 이후 이상기후 현상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력이 통계적으로도 유의하다"며 "이상기후는 농림어업 산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농산물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작황에 따라 공급, 가격이 결정되는 만큼 앞으로가 더 문제"라며 "절기에 따라 계획을 세우던 시대는 끝난 것 같다. 이상기후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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