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산업계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중국은 물론,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에 대한 관세 인상 가능성이 커진 때문이다.
11일(현지시간) 앤드루 틸튼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 '두더지 잡기' 방식으로 급증하는 무역적자는 결국 다른 아시아 국가에 대한 미국의 관세부과를 촉발할 위험이 있다"면서 "한국과 대만, 베트남이 특히 미국과의 무역에서 큰 흑자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대미(對美)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해 444억달러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트럼프 행정부 2기의 표적이 될 경우 관세 인상으로 인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대구 지역 산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대구상공회의소가 발간한 '미국 대선에 따른 지역경제 영향' 보고서를 보면 올해 9월 기준 대구지역 대미 수출액은 15억7천561만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23.3%를 차지한다. 무역수지는 13억7천239만달러로 최대 무역 흑자국이다.
주요 수출품목은 주력 분야인 자동차부품으로 대미 수출액 가운데 19.9%의 비중을 차지한다. 미국에 생산법인을 두고 있는 대구 차부품 업체 A사 관계자는 "수출이 많은 만큼 관세 인상이 주요 관심사"라며 "현지 법인을 통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으며, 컨설팅사 자문을 통해 대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했다.
중국에 대한 견제 강화로 인한 공급망 리스크도 불안 요소로 꼽힌다.
2차전지 기업 B사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제조사에 납품해 미국으로 간접 수출하고 있지만, 전기차·배터리 생산에 대한 인센티브가 축소될 경우 경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다각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이상길 대구상의 상근부회장은 "수출시장 다변화를 통해 대체 공급망을 선제적으로 구축하고 신성장 산업에 대한 투자로 기술적 자립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며 "미국과의 동맹을 굳건히 유지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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