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흥식 추기경 유력 후보군…최초의 '한국인 교황' 나오나

伊 최대 일간지 12명 명단 포함
"남북 화해 포콜라레 운동 일원"…韓 첫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도
탁월한 업무·열린 리더십 호평

차기 교황 유력 후보 12명에 포함된 유흥식 추기경(하단 오른쪽에서 두 번째).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 캡처
차기 교황 유력 후보 12명에 포함된 유흥식 추기경(하단 오른쪽에서 두 번째).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 캡처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를 이끌 최초의 한국인 교황이 탄생할지 관심이 쏠린다.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이 이탈리아 최대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가 꼽은 차기 교황 유력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코리에레델라세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후임자를 뽑는 콘클라베(Conclave·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단 비밀 회의)를 앞두고 22일(현지시간) 총 12명의 차기 교황 유력 후보를 선정했다.

유 추기경은 같은 아시아 출신인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필리핀)에 이어 11번째로 거론됐다.

코리에델레세라는 유 추기경에 대해 "남북한 화해를 모색한 포콜라레 운동의 일원"이라고 설명했다.

벽난로라는 의미의 포콜라레 운동은 1943년 2차 세계대전 중이던 이탈리아에서 창시된 영적·사회적 쇄신을 위한 가톨릭교회 영성운동이다. 1950년대 유럽을 시작으로 북미와 남미로 운동이 확산했고, 한국에는 1969년에 들어왔다.

코리에델레세라는 이어 "1951년 11월 17일 충남 논산 출생, 1979년 로마에서 사제품·교의신학 박사, 대전교구장으로 남북 교류에 힘썼으며 4차례 북한 방문, 2021년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2022년 추기경, 평화와 화해의 대화를 모색하는 인물"이라고 유 추기경의 생애와 약력, 특징 등을 소개했다.

유 추기경은 2021년 6월 한국인 최초로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으로 발탁돼 프란치스코 교황 곁에서 활동하며 얼굴을 알리고 인맥을 쌓았다. 탁월한 업무 추진력과 소탈하고 열린 리더십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교황으로 선출될 가능성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1951년생으로 현재 만 73세인 유 추기경은 다가오는 콘클라베에서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고 피선거권도 누린다.

코리에레델라세라는 이외에 피에트로 파롤린, 마테오 주피, 피에르바티스타 피차발라(이상 이탈리아), 프리돌린 암봉고 베숭구(콩고민주공화국), 블레이즈 쿠피치, 조셉 토빈(이상 미국), 페테르 에르되(헝가리), 안데르스 아르보렐리우스(스웨덴), 장마르크 아벨린(프랑스), 후안 호세 오멜라(스페인) 추기경을 유력 후보로 꼽았다.

이탈리아 출신은 3명이고 나머지 9명은 외국 출신이다. 아시아계는 타글레 추기경과 한국의 유 추기경 2명 뿐이다.

한편 코리에레델라세라는 이탈리아 최대 일간지로, 교황청 내부에 탄탄한 정보망을 구축하고 있고 내부 소식에 밝아 전 세계 가톨릭계에서도 주목하는 언론이다. 그런 매체가 유 추기경의 이름을 직접 언급했다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교황청 내부의 기류나 시각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