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버핏 후계자 에이블, '버크셔 신화' 이어갈까…회의적 시각이 지배적

망해가던 직물회사 버크셔 60년간 550만% 성장
가치투자 문화 지키면서 막대한 현금 자산 활용도 과제

차기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로 추천된 그레그 에이블 비보험 부문 부회장. 로이터연합뉴스
차기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로 추천된 그레그 에이블 비보험 부문 부회장.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전설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이하 버크셔)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후계자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버핏이 60년간 이끌어 온 버크셔를 물려받을 그레그 에이블버크셔 비(非)보험 부문 부회장이 주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에이블은 버핏의 투자 실적에 부응하고 버크셔의 다양한 사업을 관리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WSJ은 "버핏은 단순한 투자자가 아니다"면서 "그의 독특한 위상 덕분에 그는 위기 상황에서 피해를 본 기업에 (투자)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주주들에게 상당한 이익을 안겨줬다"고 설명했다.

버핏 회장은 1964년 쇠퇴기를 맞은 버크셔를 인수해 현재 연간 매출이 4천억달러(약 561조원)에 달하는 지주회사로 키운 인물이다. 그는 버크셔를 직물회사에서 탈피해 철도, 에너지, 화학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확장했고 주가는 인수 후 550만% 상승했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의 수익률은 3만9천%에 그쳤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도 버핏 회장에 대한 '찬사'는 곧 후계자의 '과제'가 된다면서 "에이블이 거장의 반열에 오른 전임자와 같은 호평을 받을지, 버크셔의 모든 사업을 제대로 다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에이블 부회장이 CEO가 되면 가치 투자 전략 등 버핏 회장이 심어놓은 문화를 유지하는 동시에 그룹의 막대한 자금을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 실제 몇 년간 적절한 인수 대상을 찾는 데 실패하면서 주주들에게 실망을 안겼던 버크셔는 현재 3천500억달러(약 486조원)의 현금을 내부에 쌓아두고 있다.

이에 반해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의 펀드매니저 윌 대노프는 "에이블이 버핏처럼 되려고 한다면 큰 실수를 저지를 것이고, 그 자신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주주들은 그가 '최고의 그레그 에이블'이 되길 바란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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