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도, 인더스강 일부 지류 막아… 파키스탄 "전쟁 간주"

65년 만에 '인더스강 조약' 효력 중단
印, 체나브강 바글리하르댐서 강물 막아
수자원 시설 열악, 전면 차단은 어려울 듯

인도 카슈미르에서 파키스탄으로 흐르는 체나브강에 있는 바글리하르댐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인도 카슈미르에서 파키스탄으로 흐르는 체나브강에 있는 바글리하르댐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인도와 파키스탄 양국의 충돌이 인더스강을 둘러싼 '물 전쟁'으로 비화될 모양새다. 두 나라의 화약고인 카슈미르 지역에서 지난달 일어난 총기 테러가 발단이었다. 급기야 인도가 파키스탄으로 가는 물줄기를 차례로 끊겠다고 겁박한다. 파키스탄은 즉시 전쟁 행위로 간주하고 핵 공격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그러나 전체적인 인더스강 차단은 말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인도의 수자원 시설이 열악한 탓이다.

최근 인도는 65년 만에 '인더스강 조약'의 효력을 중단했다. 우선 체나브강의 바글리하르댐에서 파키스탄으로 가는 강물을 막았다. 젤룸강의 키샨강가 댐에서도 비슷한 조치를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인더스강을 공유하고 있다. 강물을 무기로 삼지 못하게 하는 조치가 필요했다. 194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후부터 인더스강을 포함한 6개의 지류를 놓고 갈등이 잦았던 탓이다. 1960년 세계은행이 중재자로 나섰다. 상류국인 인도가 하류국인 파키스탄으로 흐르는 인더스강 지류를 막을 수 없도록 했다.

이번 인더스강 차단 시도는 지난달 발생한 총기 테러에서 촉발됐다. 지난달 22일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 휴양지인 파할감 인근에서 관광객 등을 상대로 한 무차별 총기 난사 테러가 있었다. 26명이 사망했다. 테러를 일으켰다고 주장한 무장단체는 '카슈미르 저항운동'이었다. 이들은 인도령 카슈미르가 파키스탄에 편입되거나 카슈미르 전역이 하나의 국가로 독립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인도는 자국령 카슈미르에 파키스탄 배후 테러단체가 자주 테러를 일으킨다고 주장한 반면 파키스탄은 이를 부인해왔다.

지난 3일 파키스탄과 인도 국경 공동 초소인 와가에서 검은 옷을 입은 파키스탄 레인저스 군인들과 노란 옷을 입은 인도 국경 보안군 군인들이 국기를 내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지난 3일 파키스탄과 인도 국경 공동 초소인 와가에서 검은 옷을 입은 파키스탄 레인저스 군인들과 노란 옷을 입은 인도 국경 보안군 군인들이 국기를 내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인도의 인더스강 지류 차단은 파키스탄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이 된다. 파키스탄은 인더스강 수계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파키스탄 수자원의 75% 이상이 외부에서 유입되며 대부분은 인더스강을 통해 들어온다. 파키스탄 인구의 90%가 인더스강 유역에 살고 있는 데다 주요 도시 식수와 지하수도 인더스강에 의존한다. 파키스탄 전력의 20%를 차지하는 수력발전소 21곳 모두 인더스강 유역에 있다. 파키스탄 경제의 젖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도가 체나브강을 막자 파키스탄이 "재래식 전력과 핵전력 등 모든 전투적 역량을 사용할 것"이라며 격분한다. 자국으로 유입되는 강물을 막으려는 어떠한 시도도 전쟁 행위로 간주하겠다고 못 박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인도의 열악한 수자원 인프라 탓에 파키스탄으로 향하는 인더스강 물줄기를 모두 차단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형 저수지나 물길을 돌릴 수 있는 운하 기반 시설이 없어 대규모 강물을 차단할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