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황 속 창업 트렌드, '소자본·무인화·가성비'로 좁혀졌다

대구 창업박람회, 실속형 브랜드와 1인 운영 모델 중심
소자본·무인화 흐름 속 '가성비' 외식 브랜드 주목

9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에서는
9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에서는 '소자본·소규모·무인화' 트렌드 영향으로 1인 창업자 중심의 실속형 브랜드가 주를 이뤘다. 구민수 기자

프랜차이즈 창업 시장이 '소자본·소규모·무인화'로 재편되는 가운데, 대구에서 열린 창업박람회가 그 흐름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1인 창업자와 실속형 브랜드가 주류를 이룬 이번 행사에는 고물가, 인건비 부담, 지역 경기 침체라는 복합 요인이 반영됐다.

다양한 창업 브랜드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가 9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렸다. 외식업, 도·소매업, 서비스업 등 다양한 업종에서 85개 업체가 참가해 총 170개 부스를 운영하며 관람객을 맞았다. 대구 서구에서 셀프사진관을 운영하는 백동훈(31) 씨는 "프랜차이즈화와 사업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며 "최근 프랜차이즈의 트렌드를 알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박람회에 참가한 업체들은 "서울 박람회보다 방문객 수가 적어 지역 경기 침체를 실감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형 프랜차이즈 본사들도 최근 들어 대형 매장보다는 소규모 창업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창업 시장이 점차 실속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종목별로는 카페, 술집 등 외식업 비중이 높았다. 적은 초기 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하고 1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예비 창업자의 관심이 집중됐다. 다만 고물가와 내수 부진 여파로 외식업 전반이 침체를 겪자 업체들은 음식과 서비스 가격을 낮추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최근에는 점심시간 물가가 상승하는 '런치플레이션'(점심+인플레이션) 현상 속에서 무한리필 등 '가성비' 중심의 메뉴가 인기를 끌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인건비 부담 속에 무인화·자동화도 창업 시장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서빙 로봇 등 스마트 장비를 도입해 운영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려는 브랜드가 늘고 있다. 외식업 예비 창업자들을 위한 '외식창업 키워드림' 아카데미를 지도하고 있는 영진전문대 이재훈 호텔항공관광과 교수는 올해 외식 창업 핵심 트렌드를 ▷소자본 창업의 부상 ▷스마트 창업과 무인화 ▷점포의 소규모화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올해 외식업계는 기술 발전과 소비자 요구 변화에 따라 큰 기회와 도전이 공존한다"며 "차별화된 콘셉트를 개발하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상권 분석과 온라인 마케팅에 집중해야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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