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화자찬 트럼프, 요지부동 푸틴…돌파구 못 찾는 러·우 종전협상

트럼프 "러·우 직접 협상해야"…중재역할서 한 걸음 빼는 모양새
푸틴 "전쟁 근본원인 제거" 강조…멀어지는 '30일 휴전'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 연합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협상의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2시간에 걸쳐 통화했지만 뚜렷한 성과 없이 빈손으로 끝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압박보다 낙관론만 피력했고, 푸틴 대통령은 전쟁 책임이 우크라이나와 서방에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전쟁 당사자 간 직접 대화를 강조해 평화협상 중재에서 한 발 빼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회담 잘됐다" 자화자찬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대해 자화자찬했다. 그는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가 "대화의 톤과 정신이 훌륭했다"며 "매우 잘 됐다고 믿는다"고 했다. 또 종전 이후 러시아와의 대규모 무역, 우크라이나의 재건 등 장밋빛 미래까지 거론했다.

하지만 협상 내용은 별로 없었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휴전과, 더 중요한 전쟁 종식을 향한 협상을 즉시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것을 위한 조건들은 두 나라 사이에서 협상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양자 간 직접 대화를 더욱 강조한 셈이다. 아울러 레오 14세 교황이 제안한 바티칸 협상 개최에 관심이 있다고 했다.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자 역할을 그만두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취임하자마자 러-우 전쟁을 "24시간 안에 끝내겠다"고 장담하기도 했었다.

앞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 16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직접 협상에서 2천명 포로 교환만 합의하고 협상을 끝냈다. 러시아는 당시 우크라이나에 현재 점령 지역을 내놓으라며 영원히 전쟁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근본 원인 제거" 요지부동 푸틴

푸틴 대통령은 이번 협상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통화 후 기자들과 만나 "중요한 것은 위기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입장만 되풀이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동안 근본 원인 제거로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포기와 비군사화 ▷크림반도 및 우크라이나 동부 점령 4개 지역(도네츠크·루한스크·헤르손·자포리자)의 러시아 영토 편입 공인 ▷우크라이나의 친서방 정권 퇴진 등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여기에 푸틴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와 서방이 주장하는 30일간 휴전안은 전쟁으로 이어진 원인을 내버려 둔 채 우크라이나의 재정비 시간만 벌어준다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우크라이나에 평화 협정의 윤곽을 그리는 각서를 제안하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없는 상태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 각서에 대해 "양측이 초안을 만들어 교환한 뒤 복잡한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며 "기한은 없다. 모두가 빨리 하길 바라겠지만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는 법"이라고 말했다.

서방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혹평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휴전 요구에서 멀어졌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직접 대화를 강조한 것은 즉각적인 휴전을 거부해 온 푸틴 대통령을 사실상 지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평화 계획을 포기했다"며 "왜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났는지 이해하기보다는 러시아와의 무역 기회에 더 집중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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