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200억원대 횡령 및 배임, 계열사 부당지원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1심 선고가 오는 29일로 예정돼 있다. 조 회장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현재, 한국앤컴퍼니그룹은 단순한 사법적 판단을 넘어 경영 윤리와 기업 책임이라는 중대한 시험대에 서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오세용 부장판사)는 이날 조 회장을 포함한 피고인 3인에 대한 형사재판 선고 공판을 연다.
조 회장은 2014년부터 2017년 사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 계열사인 한국프리시전웍스(MKT)로부터 875억 원 규모의 타이어 몰드 가격을 부풀려 구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로 인해 한국타이어가 131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총 75억 원에 달하는 회삿돈을 횡령하거나 특정 업체에 부당하게 공사를 몰아준 뒤 금품을 챙긴 혐의도 조 회장에게 적용됐다. 검찰은 지난 2월 결심공판에서 조 회장에게 징역 12년과 추징금 약 7천896만원을 구형했다.
조 회장 측은 모든 혐의에 대해 줄곧 무죄를 주장해왔다. MKT와의 거래에서 가격을 부풀렸다는 혐의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으며, 법인 명의로 구입한 자동차를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횡령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조 회장은 당초 구속기소 됐으나 보석을 통해 현재는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선고 결과에 따라 실형이 선고될 경우 다시 구속될 수 있으며, 반대로 집행유예나 무죄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 회장은 최근 한온시스템 인수 및 경영 정상화, 스타트업 투자 확대 등 굵직한 전략 사업을 주도해 왔다. 실제로 올해 1월에는 자동차 열관리 솔루션 전문기업 한온시스템 인수를 마무리하고, 경영 효율화 및 시너지 극대화를 꾀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그룹 산하에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 '한국앤컴퍼니벤처스'를 설립하고 창립 84년 만에 처음으로 본격적인 스타트업 투자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수장이 잇따라 형사 사건에 연루되는 상황에서 경영 안정성과 윤리성이 흔들릴 경우, 그룹 전체의 전략 수행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경제계는 이번 재판을 두고 단순히 조 회장 개인의 법적 책임을 묻는 선에서 그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미 2019년 협력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바 있는 만큼, 재차 비슷한 혐의로 법정에 선 사실 자체가 그룹 차원의 도덕성과 투명성에 큰 흠집을 남긴다는 것.
법조계에서도 반복되는 경영진의 법위반이 기업 전반에 걸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현직 변호사는 "조현범 회장이 앞서 유죄 판결을 받은 데 이어 다시 중대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대외 신뢰도에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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