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정부 반도체 설계 SW 中 수출도 통제…AI 밸류체인 압박

17일 서울 용산구의 한 컴퓨터 상가에 전시된 그래픽카드 모습. 연합뉴스
17일 서울 용산구의 한 컴퓨터 상가에 전시된 그래픽카드 모습. 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 설계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SW)를 공급하는 자국 기업들에 대(對)중국 수출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파이낸셜타임스(FT)을 인공해 미국 상무부 내 수출통제를 담당하는 산업보안국은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 시놉시스, 지멘스 EDA 등 '반도체 설계 자동화'(Electronic Design Automation·EDA) 업체들에 중국으로 기술을 공급하는 것을 중단하라는 취지의 서한을 발송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3개 기업의 중국 EDA 시장 내 점유율은 80%에 이른다. 중국의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을 막기 위해 미국 정부 차원에서 간접적인 규제를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2022년 9월 엔비디아의 최신형 AI 반도체에 대해 대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지난 1월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바이든 행정부의 여러 정책을 뒤집고 있지만 첨단 반도체 등 전략 기술 분야에서 중국과의 격차를 유지 또는 확대하기 위한 정책만큼은 계승·강화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미국의 AI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에 H20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 시 당국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규제를 발동했다. H20은 최신 반도체에 비해 성능은 떨어지지만 중국 수출은 가능한 모델로 딥시크를 비롯한 중국 AI 개발에 활용됐다.

이번 조치도 중국 AI 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반도체 설계 및 제조업체들이 차세대 반도체를 개발 및 테스트하는 데 쓰이는 EDA 소프트웨어는 규모만 보자면 전체 반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반도체 밸류체인(가치사슬)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