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사뒷담] 김문수 향해 '한국의 나브로츠키가 돼라'…막판 지지도·출구조사 열세 뒤집고 골든크로스

6개월 전 여론조사=나브로츠키 38% VS 트샤스코프스키 55%
출구조사=나브로츠키 49.7% VS 트샤스코프스키 50.3%
결선 개표=나브로츠키 50.89% VS 트샤스코프스키 49.11%

카롤 나브로츠키, 라파우 트샤스코프스키. 페이스북
카롤 나브로츠키, 라파우 트샤스코프스키. 페이스북

대한민국 대선일(6월 3일)로부터 불과 이틀 앞서 선거가 치러지고 결과도 나온 폴란드 대선을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투영시키는 등의 지지자들의 기대감이 온라인에서 나타나고 있다.

▶같은 우파 후보인 카롤 나브로츠키가 당선된 가운데, 그가 대선 기간 동안 지지도를 30%대에서 40% 후반대까지 끌어올렸고, 출구조사에서는 0.6%포인트(P) 차 박빙의 열세 구도를 형성한 데 이어, 실제 개표 결과는 역전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비슷하게 대선 과정에서 지지도를 높였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여러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안팎 열세였던 김문수 후보가 닮은꼴 골든크로스 역전승을 이루길 바라는 것.

'황금 십자가'로도 직역할 수 있는 골든크로스(Golden Cross)란 2개의 꺾은선 그래프 선이 교차하는 것을 가리킨다. 즉, 점차 격차가 좁혀져 후반부에 역전이 발생했다는 얘기다. 물론, 골든이라는 표현은 역전한 측이 반기며 쓸만하고, 역전을 당한 측에겐 황금빛이 아니라 '똥색'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이에 현재 김문수 후보 지지자들은 SNS와 메신저 등을 통해 폴란드 대선의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이어진 여론조사 내용과 출구조사 결과, 그리고 실제 대선 개표 결과를 담은 그래픽 이미지 등을 활발히 공유하고 있다.

▶카롤 타데우시 나브로츠키(Karol Tadeusz Nawrocki, 42)폴란드 대통령 당선인(야당 법과정의당(PiS) 지지를 받은 무소속 후보)은 폴란드 대선 투표 종료(현지시간 기준 1일 오후 9시) 후 공개된 출구조사에서 집권 시민플랫폼(PO) 소속 라파우 카지미에시 트샤스코프스키(Rafał Kazimierz Trzaskowski, 53) 후보에 근소한 차이로 패배할 것으로 나타났다.

출구조사=라파우 트샤스코프스키 50.3% VS 카롤 나브로츠키 49.7%

이같은 수치는 양측 간 대결 구도가 나왔던 지난 11월 말 현지 여론조사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것이다. 다음과 같았다.

6개월 전 여론조사=라파우 트샤스코프스키 55% VS 카롤 나브로츠키 38%

그랬던 게 라파우 트샤스코프스키는 60%의 벽을 뚫지 못하고, 카롤 나브로츠키는 40% 고지를 넘어 안착하는 여론조사 결과 발표가 잇따랐다.

이어 출구조사에서 6개월여 전 대비 라파우 트샤스코프스키는 50% 중반대가 50% 초반대로 낮아졌고, 카롤 나브로츠키는 30% 후반대를 40% 후반대까지 폭증시킨 구도가 확인됐던 것.

▶실은 여기까지만으로도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는 표현을 카롤 나브로츠키에게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개표 결과, 출구조사 결과도 뒤집는, 즉 골든크로스의 상황이 현실로 나타난 것.

우선 지난 5월 18일 치러진 폴란드 대선 1차 투표에서는 13명이 출마한 가운데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없어 1위인 라파우 트샤스코프스키(31.36%)와 카롤 나브로츠키(29.54%)가 결선에 진출했다.

이어 폴란드 대선 결선 개표 결과는 이랬다.

결선 개표=라파우 트샤스코프스키 49.11% VS 카롤 나브로츠키 50.89%

50% 초반대와 40% 후반대라는 출구조사 결과를 서로 주인만 바꿔 붙인 맥락이었다.

대선 레이스 전체를 평가하면, 6개월 전 여론조사와 비교해 카롤 나브로츠키는 약 20%P의 지지도를 추가해 승리한 반면, 라파우 트샤스코프스키는 지지도가 사실상 점진적으로 하향해 5%p의 표심을 깎아먹어 패배한 맥락이다.

다만, 폴란드 대선 정국과 한국 대선 정국이 같은 조건인 건 아니고(폴란드는 정기 대선 VS 한국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치르는 조기 대선, 폴란드는 2파전 VS 한국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까지 포함한 3파전 등), 우연의 일치로 조건이 똑같더라도 그런 이유만으로 같은 결과가 나오는 것도 아니다. 어디까지나 일종의 '역전 서사'에 대한 기대감이 대선 본 투표 하루 전날 지지자들 간 온라인 소통을 폴란드 대선 관련 자료를 이용해 구성하고 있는 모습이다.

카롤 나브로츠키 페이스북
카롤 나브로츠키 페이스북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