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촉발한 '계엄·탄핵 사태'에 대해 매서운 회초리를 들었다.
'탄핵심판'과 '내란종식' 구호를 앞세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제21대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 유력하다. 보수 진영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중심으로 '방탄독재 타도', '반(反) 이재명' 구호를 외쳤지만 역전 드라마를 쓰기엔 역부족인 모습이다.
대구경북(TK) 출신 여섯 번째 대통령이란 타이틀은 안동을 고향으로 둔 이재명 후보가 가져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가 최종 승리할 경우 TK가 배출한 첫 진보 진영 대통령이 된다.
◆80% 육박 투표율…관심 뜨거웠다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대선 선거인 4천439만1천871명 중 3천524만416명이 투표해 최종 투표율은 79.4%로 집계됐다. 지난 대선 당시 투표율 77.1%보다 2.3%포인트(p) 높은 수치다. 조기 대선으로 치러진 이번 대선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그만큼 높았다는 얘기다.
이 가운데 이재명 후보는 오후 11시 현재(개표율 25.46%) 427만932표를 얻어 득표율 47.95%를 기록하며 선두를 달렸다. 김문수 후보는 득표율 43.84%(390만5천420표), 이준석 후보는 7.18%(63만9천681표), 권영국 후보는 0.91%(8만1천90표) 등으로 뒤를 이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8시 발표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에서도 51.7%의 득표율로 김문수(39.3%), 이준석(7.7%), 권영국(1.3%) 등 다른 후보를 따돌렸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 후보는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대전·충남·세종·충북 등 충청권, 광주·전남·전북 등 호남권, 강원·제주 등 영남권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김문수 후보를 크게 앞선 것으로 분석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박빙에 가까운 득표를 올릴 것으로 전망됐다. 이재명 후보의 출신 지역인 대구·경북에서도 지난 대선 당시 득표율보다 나은 성적표를 내는 게 유력하다.
전국에서 고른 득표 성적을 기록한 이재명 후보가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와 같이 50% 이상 득표를 할 경우 '87년 체제'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두 번째로 과반을 넘긴 사례가 된다.
◆李, 과반 득표 넘기나…'별의 순간' 눈 앞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경기 성남으로 이주한 뒤 공장 노동자, 인권 변호사를 거쳐 성남시장·경기도지사를 지낸 이재명 후보는 재수 끝에 '별의 순간'을 눈앞에 두게 됐다. 지난 대선에서 0.73%p 차로 분루(憤淚)를 삼켰던 이 후보는 불과 3년 만에 대통령의 꿈을 목전에 뒀다.
대권을 향한 이 후보의 여정은 순탄치는 않았다. 특히 이 후보를 향한 검찰의 수사와 다수의 재판은 '사법 리스크'라는 이름으로 그를 압박했다. 거의 매주 재판에 출석해야 할 정도로 고초를 겪었고,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재판은 항소심 무죄 판결이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되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다.
하지만 당내 경선에서 90%에 육박하는 득표율로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됐고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의 대세론을 굳건히 했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는 험지로 분류되는 TK와 PK(부산·울산·경남)을 수 차례 방문하며 공을 들였고 끝내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재명 후보는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이란 슬로건을 앞세워 회복·성장·행복이라는 '3대 비전'을 통해 '국민통합'을 이끌겠다는 각오를 내세우고 있다. 내란위기 극복을 통해 헌정질서를 '회복'하고, 급변하는 대외환경, 저출생, 저성장을 극복하기 위한 경제 '성장'에 집중해 국민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아가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인공지능(AI) 산업 육성 등을 통해 대한민국을 세계 5대 경제강국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내놓고 있다.
다만 이 후보에게는 계엄과 탄핵, 대선을 거치며 벌어진 사회 갈등을 해소하고 진영·지역·세대·성별로 찢어진 대한민국을 하나로 만들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후보가 정치 보복의 고리를 끊고 민생·경제, 인구·기후위기 극복, 글로벌 통상 위기 대응 등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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