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 날개가 달린 인간, 바닷속에서 선원들을 유혹하는 인어 등 우리가 알고 있는 흥미로운 괴물들은 수도 없이 많다. 과연 괴물은 상상의 산물일까, 혹은 인간이 만들어낸 시대의 거울일까.
'근대 괴물 사기극'은 단순한 괴담 모음이 아니다. 수년간 동서양의 문헌을 탐독하며 괴물이라는 존재가 탄생하고, 부정되고, 또다시 재발견되는 과정을 방대한 역사적 서사를 통해 조명한다.
이야기는 18세기 유럽 '함부르크의 히드라'라는 괴물이 등장하며 시작된다. 머리가 아홉 달린 이 전설 속 괴물은 실제로 여러 동물의 사체를 엮어 만든 조작물이었지만, 사람들은 그 정체를 진지하게 논했다.
근대 생물 분류학의 아버지 칼 린나이우스는 괴물이 실존한다면, 과학적으로 분류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현대 괴물 연구의 시조로 불리는 베르나르 외벨망은 기존의 동물학이 배제해 온 존재들을 다시 과학으로 증명하고자 한다.
저자는 '우리는 왜, 그리고 어떻게 괴물을 믿게 되었는가?'에 대해 생각하며 괴물의 실체를 해부한다. 그 실체란 다름 아닌 인간의 불안과 시대의 욕망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책에 수록된 흑백 삽화는 영화 '파묘'의 콘셉트 아티스트 최재훈이 작업했다. 살아 숨 쉬듯 생생한 삽화는 마치 괴물이 눈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듯하다. 512쪽,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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