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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 민주당 잔류 비례대표 된 최혁진 향해 "정치적 사기꾼, 의원직 도둑…민주당 즉시 제명해야"

용혜인, 최혁진. 페이스북
용혜인, 최혁진. 페이스북
다시는 볼 수 없을 장면. 22대 총선을 앞뒀던 2024년 2월 15일 당시 최혁진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사회적경제비서관과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연합뉴스
다시는 볼 수 없을 장면. 22대 총선을 앞뒀던 2024년 2월 15일 당시 최혁진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사회적경제비서관과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연합뉴스

최혁진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사회적경제비서관이 이재명 정부에 입성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내려놓은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직을 손솔 전 진보당 수석대변인과 함께 승계하게 된 가운데, 원래 당적인 기본소득당의 용혜인 대표가 최혁진 전 비서관에 대한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 철회 의사를 밝히며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그를 제명할 것을 촉구했다.

▶사연은 이렇다. 최혁진 전 비서관은 지난 22대 총선에서 기본소득당 추천 몫으로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16번을 배정받았다. 당시 비례대표 14번까지 국회에 입성했는데, 이번에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비례대표 의원 2명이 정부에 발탁, 15번인 손솔 전 진보당 수석대변인과 16번인 최혁진 전 비서관이 국회에 입성하게 된 것.

그런데 손솔 전 대변인의 경우 원적인 진보당으로 복귀할 예정으로 알려졌으나, 최혁진 전 비서관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에 잔류키로 한 것이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진 직후인 4일 오후 9시 10분쯤 기본소득당의 수장인 용혜인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오늘 밤 긴급히 소집된 최고위원회에서 기본소득당은 최혁진 후보자에 대한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을 철회하기로 결정했음을 더불어민주당에게 공식적으로 통보한다"고 밝혔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즉시 최혁진 씨를 제명하시라"며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정치적 사기꾼, 그저 의원직 도둑에게 국민의 대표자 자리는 걸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혁진 씨가 국민과 기본소득당의 당원들을 배신하고 저지른 정치적 범죄행위에 정당민주주의를 소중히 여기는 더불어민주당이 가담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것은 책임정치도, 연합정치도 아니다. 기본소득당의 의석을 가로채는 도둑질일 뿐"이라고 경고했다.

용혜인 대표는 21대 총선 때 더불어민주당 비례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의 비례대표 후보 5번으로, 22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 6번으로 잇따라 국회에 입성했고 모두 원적인 기본소득당을 내걸고 활동했다.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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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 대표 외에도 이날 밤 최혁진 전 비서관을 향해서는 기본소득당 구성원들이 페이스북으로 "어떤 욕을 해드리면 귀담아 들으시겠나" "기회주의자 이낙연 처럼 기회주의자, 배신자의 길을 걷는다" "최혁진(16번)이 아니라 시민사회가 추천한 17번의 후보자(이주희 변호사)에게 국회 의정활동의 기회를 주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다.

최혁진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사회적경제비서관 페이스북
최혁진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사회적경제비서관 페이스북

최혁진 전 비서관은 앞서 이날 오후 6시 42분쯤 페이스북을 통해 비례대표 의원직 승계 소식을 전하며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민주당 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혀 더불어민주당 잔류를 에둘러 표현했고, 이후 이어진 '친정' 기본소득당 구성원들의 반발에 대한 추가 입장은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이같은 친정이라는 표현은 조금 어색한 단어이기도 하다. 최혁진 전 비서관은 2017년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며 정계에 발을 들였고, 기본소득당과 인연을 맺은 건 비례대표 출마를 위해서였다.

▶한편, 손솔 전 대변인의 합류로 진보당은 현 22대 국회 의석 수가 4석이 된다. 그러면서 3석인 개혁신당을 제치고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조국혁신당에 이은 4번째 규모 원내정당으로 올라서는 맥락이다.

반면, 기본소득당은 최혁진 전 비서관이 합류치 않을 경우 용혜인 대표 홀로 고군분투하는 1석짜리 원내정당으로 남게 됐다. 원내에서 존재감을 키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무산된 데 따른 기본소득당 구성원들의 분노가 SNS를 통해 표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본소득당은 앞서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사회민주당 등과 함께 야권 연합을 구성, 윤석열 정부에 대한 공동 대응과 정책 공조는 물론 21대 대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며 이재명 정부 탄생에 일조했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 출범 첫날부터 비례대표 의원 1명을 사실상 빼앗기는 맥락에 놓이며 야권 연합 체제의 내홍 수순 가능성도 드러내게 됐다. 더 나아가 꾸준히 제기돼 온 비례위성정당의 폐해 사례 리스트에도 추가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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