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고위급 무역 회담을 열고 '수출 통제' 문제를 집중 논의한다. 산업 전반의 핵심 원료인 희토류를 비롯해 기술 부문까지 규제 대상이 확대되며 무역 전쟁의 초점이 관세에서 비관세 조치로 옮겨간 모양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8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산 핵심 광물의 수출이 제네바 합의 당시 기대했던 속도보다 늦다"고 밝혔다. 그는 "휴대전화와 영구자석 등 미국 산업 전반에 필수적인 소재가 이전처럼 공급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양국은 5월 제네바 협상에서 90일간 관세율을 낮추기로 하고, 중국이 비관세 조치 일부를 해제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중국이 여전히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자 미국 산업계는 공급망 위기에 직면했다.
중국은 일부 수출 허가를 승인했지만, 미국이 기대하는 수준엔 못 미친다는 평가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7일 "법규에 부합한 수출 신청은 승인했다"며 "민간의 합리적 수요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중국의 희토류 수출은 일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세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희토류 수출은 전월보다 23% 증가한 5천865t(톤)으로 최근 1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5월 누적 수출도 전년 대비 2.3% 증가한 2만4천827t에 달했다.
이번 회담에는 미국 측에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한다. 중국은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가 대표로 나선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5일 통화에서 직접 희토류 문제를 논의하고, 고위급 협상단을 런던에 파견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이 잘 진행될 것"이라며 낙관적 입장을 내비쳤다.
러트닉 장관의 참여는 주목된다. 그는 수출 통제를 총괄하며, 지난 제네바 협상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출 통제 문제를 직접 다룰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한편, 중국은 미국의 AI 반도체와 항공기 부품 수출 통제를 문제 삼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전 세계 어디서든 화웨이의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사용하는 경우 미국의 수출통제 위반으로 간주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중국은 강하게 반발하며 회담에서 해제를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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