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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은행 스테이블코인 허용에 한국은행 '긴급 대응'…콘퍼런스 일정 전격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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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총재 "통화정책 저해 우려"…기념사서 입장 재확인 가능성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연합뉴스

여당이 비은행권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허용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한국은행이 관련 대응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국내 경제에 미칠 파급 효과와 제도적 대응 방향을 논의하는 콘퍼런스를 개최하기로 하고 일정 조정에 착수했다. 행사는 당초 오는 7월 1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여당의 디지털자산 관련 입법이 구체화되자 주요 내용을 보강하기 위해 개최 시점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행은 이번 행사를 전·현직 금융통화위원 출신이 사회를 맡고, 국내 대학 교수들과 디지털자산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형태로 준비해왔다. 이 자리에서 한국은행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무분별한 확산이 통화 정책의 신뢰성과 금융 안정성에 미칠 위험성을 부각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이날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안'을 통해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한은의 행사 일정이 조정된 것으로 보인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덕 의원은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대표 발의하며 비은행권에도 스테이블코인 발행 문호를 개방하는 내용을 담았다. 법안에는 대통령 직속의 디지털자산위원회 설치와 연도별 시행 계획 수립 등 디지털자산 산업 전반을 뒷받침할 제도적 장치들이 포함됐다. 특히 자기자본 5억원 이상을 보유한 국내 법인이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는 조항도 명시됐다.

하지만 이 같은 기조는 한국은행의 기존 입장과 상충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통화의 대체재로 기능할 수 있어 비은행 기관이 임의로 발행하면 통화 정책의 유효성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2일 한은이 개최한 국제 콘퍼런스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자본 규제를 우회하는 수단이 될 수 있는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며 보다 정밀한 제도 설계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은은 오는 12일 열리는 창립 75주년 기념식에서도 관련 입장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이날 기념사에서 스테이블코인 관련 언급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여당의 입법 추진과 별개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실제 통용을 위해서는 다수의 관련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는 현실적 제약도 남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각종 경제 현안이 얽혀 있는 상황에서 정책 우선순위가 고려될 수밖에 없다"며 "스테이블코인 제도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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