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병기 "내 아들이 국정원 부정 합격? 사실이면 의원 사퇴"

"불법 있었음은 당시 국정원 지휘부도 인지"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병기 의원의 아들이 국가정보원에 부정 채용됐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김 의원이 해당 의혹에 대해 "사실이 맞다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겠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올린 '피해자의 아픔'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2014년 국군기무사령부 현역 장교였던 제 아들은 국정원 공채에서 모든 전형을 통과했지만 마지막 단계인 신원조사에서 탈락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2017년에는 신원조사를 통과하고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다. 제 안사람은 2017년 이헌수 (당시 국정원) 기조실장과 통화하기 전 전직 간부를 통해 저를 증오한 세력이 작당해 (아들의 2014년) 신원조사 합격을 번복하고 탈락시킨 사실을 알아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불법이 있었음은 당시 국정원 지휘부도 인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가해자의 불법은 온데간데없고 피해자 엄마가 항의한 것은 10년 가까이 된 지금도 잘못이란다. 이번에는 제가 보낸 청원서를 입수했다는데 아들의 장애를 인정했단다"고 했다.

또 "청원서 어디에 그런 내용이 있기에 그렇게 왜곡하나"며 "장애가 있는데 기무사 장교로 복무하고 국정원의 심층면접과 신체검사, 체력검정을 통과할 수 있겠나. 국정원에 어떤 주장이 맞는지 공개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제 아들이) 탈락(하는 것)이 맞는다면 저는 모든 책임을 지고 의원직에서 사퇴하겠다. 통과가 맞는다면 지금이라도 관계자들을 처벌해 달라"며 "그렇지 않으면 이런 사건이 있을 때마다 수수방관한 국정원을 더 이상 믿지 않고 범죄에 가담한 자들을 특정해 수사 의뢰하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MBC는 전날 김 의원 배우자가 2016년 7월 이헌수 당시 국정원 기조실장과 통화한 녹음파일을 근거로 취업청탁 의혹을 보도했다.

녹음파일에 따르면 김 의원 배우자는 자신을 "김병기의 안사람"이라고 소개한 뒤 "우리 아들이 필기시험과 체력시험, 면접에 합격했는데 신원 조회에서 탈락시켜 젊은 사람 인생을 그렇게 해 놨다"고 말했다. 김 의원 아들은 이 통화 이후 경력공채에서 합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1987년 국정원의 전신인 국가안전기획부에 채용돼 25년 이상 안기부와 국정원에서 근무했다. 그는 국정원 인사처장까지 올랐다가 이명박 정부에서 해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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