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영국 런던에서 9~10일(현지시간) 이틀간 개최한 2차 고위급 무역회담에서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도출된 합의를 구체화할 이행 프레임워크에 최종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승인만 남겨둔 상태로, 미·중 간 통상 마찰 완화의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미·중 협상에 훈풍이 불면서 국내 증시도 반응하고 있다. 11일 코스피 지수는 장중 2900선을 돌파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표 종목들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 양국 간 수출 규제 완화 기대감이 반도체 업종에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회담 종료 직후 현지 취재진에게 "양국이 제네바 합의 및 5일 양국 정상 간 전화통화 내용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번 프레임워크가 기존 제네바 합의보다 진전된 형태라며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과 미국의 대중 수출통제 조치가 상호 해제되는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대표단을 이끈 리청강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도 "양국이 심도 있는 논의 끝에 이견을 좁히고, 실질적 진전을 이루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회담은 신뢰 회복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세계 경제에 긍정적 신호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양국은 지난달 제네바 회담에서 향후 90일간 서로의 관세를 115%포인트(p) 인하하고,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철회하는 내용의 합의를 이룬 바 있다. 하지만 이후 미국은 중국이 수출 규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수출 제한과 유학생 비자 취소 등을 문제 삼으며 갈등이 재점화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전화 통화를 계기로 이번 런던 회담이 성사됐다. 회담은 양측이 상대방의 불만을 조율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으며, 이틀간 20시간 넘는 집중 협의 끝에 합의에 이르렀다.

러트닉 장관은 "프레임워크 시행은 양국 정상의 최종 승인을 거쳐야 하며, 승인이 나면 곧바로 실행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이 희토류 수입 차단에 대응해 도입한 수출통제 조치도 균형 있게 해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는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항공기 엔진 부품, 핵심 화학소재 등 민감 품목이 포함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회담에는 미국 측에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 대표가 참석했으며, 중국 측에서는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 왕원타오 상무부장, 리청강 부부장이 협상에 나섰다. 미국무역대표부(USTR)의 그리어 대표는 "현재 후속 회담 일정은 없지만, 중국과는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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