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제2의 달러패권' 스테이블코인…시총 2천억$ 뚫었다

전세계 새로운 결제 생태계 전환
가치 고정해 변동성 최소화…美달러 연동 90% 이상 차지
국내 5대 거래소 57兆 거래…시총 2373억$, 1년새 2배↑
베선트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달러 사용 전세계로 확대할 것"

스테이블코인 관련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스테이블코인 관련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최근 세계 각국이 급증하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자국 통화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각종 정책 전환에 나서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정 자산에 가치를 고정한 가상화폐이다.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테더(USDT), USD코인(USDC) 등 미국 통화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와 글로벌 결제 서비스들은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는 이미 세금 납부나 정부 보조금 지급 수단으로 스테이블코인 사용을 모색하는 상황이다.

스테이블코인 사용이 늘어나는 것은 '간편함' 때문이다. 스테이블코인은 국제금융결제망(SWIFT)을 거치는 전통적인 송금 방식과 달리 낮은 수수료로 실시간 송금이 가능하다.

특히 가상자산 거래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주로 사용되면서 이용이 급증했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5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빗·코인원·고팍스)에서 거래된 달러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거래 대금은 56조9천537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17조598억원)보다 3배 이상 급증했다.

실제 스테이블코인 시총은 지난 3월 말 기준 2천373억달러다. 1년 전보다 2배 가까이 급성장했다. 테더와 USD코인 시총 합계가 약 2천억달러에 달한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사용이 급증하는 만큼 디시털자산 세상에서도 '달러'가 기축통화가 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스테이블코인 정책을 강화하는 배경은 달러패권 유지 차원"이라며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미국 국채 시장의 큰 손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스테이블코인 법안인 '지니어스(GENIUS) 액트'를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담보 요건을 강화하고 자금세탁방지법 준수 의무 등을 담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11일(현지시간) 미 상원 예산소위원회에서 "미국 국채로 뒷받침되는 스테이블코인 입법은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달러 사용을 전 세계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스테이블코인이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강화해줄 것이라는 입장을 확인했다.

미국처럼 유럽연합(EU)은 올해 초 스테이블코인 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도입했으며, 영국 금융감독청(FCA)도 시장의 의견을 수립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홍콩도 지난 5월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고, 일본 또한 3월 관련 법 개정을 완료했다.

국내 한 전문가는 "각국이 앞다퉈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 안으로 두려는 이유는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제2의 달러패권'을 손놓고 지켜볼 수 없다는 생각이 깔려 있는 것"이라며 "어느 국가가 디지털 결제 네트워크를 주도하느냐에 따라 통화 정책의 영향력은 물론, 미래 금융 주권의 향방까지 좌우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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