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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찾아 서울로…대구경북 산업계 인력난 '악순환'

주력 산업 위축…청년층 인구 지속 감소

대구 성서공단 내 한 정밀 파이프 제조 중소기업에서 캄보디아 출신 외국인 근로자가 작업하고 있다. 매일신문DB
대구 성서공단 내 한 정밀 파이프 제조 중소기업에서 캄보디아 출신 외국인 근로자가 작업하고 있다. 매일신문DB

주력 산업의 위축으로 청년인구 유출이 가속화되면서 인력난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동북지방통계청이 발간한 '2025년 1분기 대구경북 지역경제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 1~3월 대구경북 순유출 인구는 총 4천689명으로 집계됐으며, 연령대별 유출 인구는 두 지역 모두 20대가 가장 많았다. 이 기간 대구경북을 떠난 순유출 20대 인구는 4천999명에 이른다.

통계청이 2015년부터 2023년 지역 내 청년층(19~39세) 인구 비중을 분석한 결과 대구의 청년인구는 17.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 비중은 24.6%로 수도권(28.3%)과 비교해 3.7%포인트(p) 낮았다. 조사 기간 중 약 8천명이 대구를 떠나 수도권으로 향했고 사유는 직업을 가장 많이 꼽았다.

경북의 경우 2023년 기준 청년인구는 2015년 대비 23.7% 감소했다. 경북지역 청년층 비중은 20.7%로 수도권과 큰 격차를 보였다. 수도권 순유출 청년 인구는 6천명으로 사유는 대구와 마찬가지로 직업이 1위를 차지했다.

청년층이 일자리를 찾아 지역을 떠나면서 산업계는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경북연구원이 산업별 인력 부족 전망을 분석한 결과, 대구경북은 연간 13.9~19.7% 인력 부족률이 예상된다. 기술인력 부족 인원은 대구가 5만6천명, 경북은 5만4천명으로 추산된다. 또 서민경제의 주력인 도소매업은 대구 2만9천명, 경북 2만8천명이 각각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제조업계의 인력난은 심각한 수준이다. 대구지역 산업계 관계자는 "구인구직 행사를 열어도 50대 이상이 대부분 찾아오면 그나마 다행이다. 젊은 직원들은 뽑아도 근속 기간이 너무 짧고, 외국인 근로자가 없으면 공장을 돌리기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청년층의 선호도가 높은 IT업계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수성알파시티 한 입주업체 대표는 "경력을 쌓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서울경기권으로 이직하기 일쑤다. 다른 업종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IT기업은 인재가 전부다. 인재 없이는 발전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은 각 지역이 자립발전 역량을 갖추기 위해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요한 지역과 인재 대표는 "대기업 본사는 대부분 수도권에 있고 비수도권은 생산 공장 역할을 하고 있다. 본사의 부재는 양질의 일자리 차원이 아니라, 지식서비스업 창출이 어려워진다는 면에서 더 심각한 문제"라며 "본사가 있어야 지역을 기반으로 한 지식서비스 기업이 자리를 잡을 수 있고, 청년층이 원하는 일자리도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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