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테이블코인 뜨니 한국은행 추진 디지털화폐 '스톱'

7개 시중은행에 '잠정 보류' 통보…금융권 "한은, 전략 재정비 판단"

ChatGPT 생성 이미지
ChatGPT 생성 이미지

한국은행이 추진해온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사업이 좌초되면서, 스테이블코인이 디지털 통화 주도권 경쟁에서 더욱 앞서 나가고 있다. 공공의 실험이 멈춰 선 자리를 민간의 스테이블코인 논의가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양상이다.

CBDC 실험을 주도해온 한국은행은 지난 26일 비대면 회의를 열고, 1차 실험에 참여한 7개 시중은행에 "2차 테스트를 잠정 보류한다"고 공식 통보했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들은 "CBDC, 예금토큰, 스테이블코인 간 차이가 불분명한 데다, 국회와 민간의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논의가 속도를 내면서 한은도 디지털화폐 전략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보류 결정은 단순한 일정 조정이 아니라 사실상 정책 우선순위의 변경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은 최근 들어 금융지주, 수탁사, 블록체인 전문기업 중심의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원화 기반 발행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정부·정치권 차원의 입법 작업까지 맞물리면서, 디지털화폐 시장의 주도권이 공공에서 민간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한은이 추진해온 CBDC 실험은 기관용 디지털 통화를 중앙은행이 발행하고, 시중은행이 이를 기반으로 예금토큰을 만들어 금융소비자가 실제로 결제·송금 등에 사용하는 구조였다. 2차 실험을 앞두고 은행권은 한은에 공식적으로 'CBDC 실사용 테스트 태스크포스' 구성을 요구하고, 상용화 로드맵 수립 없이는 더 이상의 참여가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CBDC의 좌초가 스테이블코인 가속화의 가장 강력한 촉매제가 되고 있다"며 "디지털화폐 정책 전반에 대한 리셋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