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블록체인 투자사 해시드가 주요 금융지주사들과 손잡고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자산 전문회사, 수탁·신탁기관 등과의 컨소시엄 구성 논의가 물밑에서 본격화되면서, 은행권 중심의 디지털 화폐 실험(CBDC)과는 다른 민간 주도 디지털 화폐 모델이 가시화되는 양상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해시드 경영진은 최근 복수의 금융지주 최고위 관계자들과 연쇄적으로 접촉하며 신사업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허용과 가상자산 산업 육성을 국정과제로 내세운 직후다. 해시드는 자사의 블록체인 전문성과 금융지주의 자본력을 결합해 은행이 지분 참여하는 테크기업 형태의 발행 모델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미국 대형 은행들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사례를 분석한 해외 컨설팅사의 자료가 참고 자료로 테이블에 올랐고, 미국의 '지니어스법(GENIUS Act)'처럼 은행뿐 아니라 비은행 금융사에도 발행 권한을 허용하는 방식의 국내 법제 정비 가능성도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한국은행이 주장하는 '은행 중심의 스테이블코인' 구상과는 궤를 달리한다.
은행권 역시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관심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중앙은행이 주도한 '프로젝트 한강' 실험이 성과 없이 중단되면서, 은행들이 자체 디지털자산 발행 쪽으로 눈을 돌리는 흐름이 뚜렷하다. 일부 은행은 핀테크나 가상자산 전문기업과의 협업도 적극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인가 기준을 대폭 완화하는 법안을 발의한 점도 이러한 논의에 힘을 싣고 있다.
이미 지난 23일 열린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와 시중은행장 간담회에서도 은행과 비은행이 공동 참여하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모델이 아이디어 차원에서 언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시드 측의 제안에 일부 금융지주는 선을 그었지만, 복수의 금융지주는 내부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이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해시드가 직접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것도 한 가지 모델이 될 수 있다"며 "컨소시엄의 구성은 얼마든지 조정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이달 초까지 해시드 싱크탱크인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로 재직하며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논의를 해왔던 점에서 해시드의 움직임이 단순 기술 검토 차원을 넘어서 국정 기조와도 일정 부분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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