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총리 지명철회' 나흘째 농성 나경원, 김민석과 자료제출 '설전'

羅 "마지막 증여세 낸 것도 자료 줘야"…金 "드리려 했는데 안 보시더라"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이 29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 철회와 더불어민주당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직 반환을 촉구하며 농성 중인 나경원 의원을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이 29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 철회와 더불어민주당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직 반환을 촉구하며 농성 중인 나경원 의원을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30일 총리 지명 철회 등을 촉구하며 나흘째 국회 본청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과 마주쳤다. 김 후보자와 나 의원은 서로 자료 제출 문제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이날 김 후보자는 국회 로텐더홀을 지나다 농성 중인 나 의원에게 다가갔다.

그러면서 김 후보자가 "단식하는 것은 아니냐"고 묻자 나 의원은 "어떤 일로 (왔느냐)"고 되물었다.

김 후보자가 "국회에 온 것"이라며 "수고들 하시라"고 하자, 나 의원은 "민주당 같으면 '물러가라' 이런 것을 해야 하는데"라고 말했다.

단순 인사로 시작된 두 사람의 신경전은 김 후보자의 자료 제출 문제를 두고 본격화했다.

나 의원이 김 후보자를 향해 "자료 좀 내요. 자료 좀"이라며 쏘아붙이자 김 후보자는 "자료 다 갖다줬는데 (인사청문회장에) 들어오지를 않더니만"이라고 응수했다.

이에 나 의원은 "마지막에 증여세 낸 것 자료를 (내라)"고 재차 말하자, 김 후보자는 "다 냈는데 보질 않으신다. 주진우 의원이 사과하셨으면 나머지도 다 드리려고 했다. 자료를 다 드렸다. 그걸 안 보시더라고"라고 한 뒤 자리를 떴다.

이들이 옥신각신했던 자료 제출 문제는 김 후보자의 청문회 쟁점이었다.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에게 재산 관련 의혹 해명을 위해 납세 증명서 등 입증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국민의힘은 상당수 자료가 미제출됐다며 반발했다.

결국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불발됐고, 더불어민주당은 국정 발목 잡기에 골몰한 국민의힘 탓으로 책임을 돌렸다.

이날 나 의원은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범죄 혐의자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대통령 측근이라는 이유로 총리직에 앉히겠다는 발상은 결국 '대통령 리스크 방탄 내각'을 구축하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또 "여당이 법사위까지 장악하려는 이유는 모든 법안을 여당 입맛대로 통과시키겠다는 '입법 독재'의 선언이며 '이재명 대통령 방탄'이라는 검은 의도"라며 "법사위원장 자리를 야당에 돌려달라"는 요구를 하기도 했다.

앞서 나 의원은 지난 27일부터 김 후보자 지명 철회와 민주당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직 반환을 촉구하며 로텐더홀에서 무기한 철야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나 의원의 농성을 '무더위를 피하는 캠핑 농성', '웰빙 농성'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병주 최고위원은 "얄팍한 정치적 술수로 국정을 흔들지 마시라"며 "김밥, 커피, 선풍기, 텐트까지 동원한 웰빙 캠핑으로 국민의 마음을 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2023년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의 체포동의안 처리를 앞두고 단식했던 일을 거론하며 "정작 단식과 농성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민주당이 전문이지 않으냐. 민주당은 나 의원의 진정성을 비하하지 말고 협치의 길로 나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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