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 김구의 암살범 안두희를 처단했던 박기서 옹이 10일 별세했다. 향년 78세.
생전엔 만나지 못했던 김구 선생을 이제 만나게 됐다는 표현도 가능하다.
유족은 이날 0시 10분쯤 고인이 경기 부천 소재 한 병원에서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언론에 전했다.
1948년 전북 정읍 태생인 고인은 부천에서 버스기사로 일하던 지난 1996년 10월 23일 '정의봉'이라는 이름을 붙인 40cm가량 길이의 몽둥이로 김구 선생 암살범 안두희의 집을 찾아가 그를 살해했다.
살해에 쓴 몽둥이는 전통시장에서 구입한 홍두깨에 정의봉이라는 글자를 유성매직펜으로 적은 것이었다.
김구 선생은 1949년 6월 26일 사저(경교장)에서 서예를 하던 중 미국 CIC(Counter Intelligence Corps, 현 미 육군 방첩국 전신) 비밀 정보원이자 육군 장교 안두희로부터 권총에 피살됐다.
이어 47년 뒤 박기서 옹이 몽둥이로 안두희를 죽이는 '복수'가 이뤄졌던 것. 고인은 김구 선생의 저서 백범일지 등을 읽고 존경심을 품었다고 밝힌 바 있다.
박기서 옹은 안두희 살해 후 곧장 자수, 1997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을 확정받아 수감됐으나 구명운동이 사회에서 번지며 그 영향으로 같은해 삼일절 김대중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1년 5개월 만에 출소했다. 이후 버스기사와 택시기사로 일했다.
고인이 안두희를 처단할 때 쓴 정의봉은 2018년 서울 용산구 소재 식민지역사박물관에 기증됐다.

댓글 많은 뉴스
이진숙·강선우 감싼 민주당 원내수석…"전혀 문제 없다"
[사설] 민주당 '내란특별법' 발의, 이 대통령의 '협치'는 빈말이었나
[홍석준 칼럼] 우물안 개구리가 나라를 흔든다
"꾀병 아니었다…저혈압·호흡곤란" 김건희 여사, '휠체어 퇴원' 이유는
강선우 '스쿨존 내로남불' 이어 '갑질 내로남불' 의혹에 우재준 "李대통령 어찌 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