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재용 '뉴삼성' 스타트…구미 AI데이터센터 속도 올리나

과감한 M&A·미래산업 투자로 위기 돌파
반도체·모바일 잃어버린 10년…신성장 동력 위한 빅딜 재시동
대구경북 경제계 "TK신공항과 시너지"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17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전부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사진은 지난 2월 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연합뉴스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17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전부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사진은 지난 2월 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사법 리스크의 족쇄를 마침내 끊어내면서 삼성그룹이 신성장 동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 회장은 불투명한 글로벌 경제 환경 대응해 인수·합병(M&A)과 투자, 그룹 혁신을 추진하며 '뉴삼성' 비전을 본격적으로 펼쳐갈 것으로 보인다. 구미 AI데이터센터 탄력 등 대구경북 경제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7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사건에 대한 이날 상고심에서 앞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이 회장은 기소 후 4년 10개월간 이어진 재판 일정을 완전히 마쳤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은 삼성의 위기 돌파를 위한 해법 모색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 회장의 행보에 제약이 생긴 이후 과감한 경영 결정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성장이 멈추다시피 하면서 '잃어버린 10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주력인 반도체 사업에서는 파운드리와 시스템LSI(설계) 부문의 조 단위 적자가 이어지고 있고, 초격차를 자부해온 메모리 부문은 인공지능(AI) 핵심 밸류체인이 된 고대역폭 메모리(HBM) 개발에 실기한 채 글로벌 점유율 1위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 후에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인 전영현 부회장이 이례적으로 사과 메시지를 발표할 정도로 기술 경쟁력 약화와 회사 미래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됐다.

스마트폰 사업에서는 애플에 프리미엄 시장 주도권을 뺏긴 채 중국 업체의 거센 추격에 시달리고 있다.

30년 가까이 그룹의 주력이었던 반도체와 모바일이 위기 속 활로를 찾지 못하면서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재작년 현대차, 지난해 SK하이닉스에 밀려 2년 연속 국내 2위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경영의 고삐를 다시 조이는 이 회장이 가장 집중할 사안은 그룹의 미래 방향을 결정할 대규모 투자와 M&A 전략일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신성장 동력을 위한 빅딜은 2017년 3월 9조3천억원 규모의 하만 인수 이후 잠시 멈췄으나, 지난 2월 2심 무죄 선고 이후 사법 리스크 해소 기대와 함께 그룹의 빅딜 시계도 서서히 다시 돌아가고 있다.

그룹 안팎에서는 반도체와 AI, 바이오 등 미래 신성장 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 결정이 이뤄질지 주목하고 있다.

SK그룹이 울산에 AI 거점 구축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구미를 중심으로 한 AI 데이터센터 구축도 탄력 받을 것으로 보여 지역경제계의 기대가 한껏 고조되고 있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삼성이 신성장동력의 하나로 지역에 AI 인프라의 핵심인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게 되면 향후 조성될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구미국가5산업단지 등과 맞물려 긍정적 시너지 효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