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미 청년기업, 5천200억 투자…AI반도체 '게임체인저' 유리기판, 세계 첫 양산 도전

독자 기술로 '꿈의 소재' 양산 도전한 스타트업 루미엔
연산 속도·내열성 뛰어난 유리기판, 글로벌 기업도 손 못 댄 분야
1천23명 고용·기술 허브 도약, 구미 반도체 특화단지에 새 성장 동력

28일 구미시청에서 열린 투자양해각서 체결식에서 서태민(가운데) 루미엔 총괄부사장이 양금희(왼쪽) 경북도 경제부지사, 김장호 구미시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구미시 제공
28일 구미시청에서 열린 투자양해각서 체결식에서 서태민(가운데) 루미엔 총괄부사장이 양금희(왼쪽) 경북도 경제부지사, 김장호 구미시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구미시 제공

AI(인공지능) 반도체 시대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차세대 '유리기판' 양산을 위해 구미의 청년들이 5천200억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주인공은 8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독자 기술을 확보한 스타트업 '루미엔㈜'.

루미엔은 28일 경북도, 구미시와 투자협약을 맺고, 구미 반도체 특화단지 내에 대규모 양산 기지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구미 반도체 특화단지에 강력한 성장 동력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지역 청년들이 미래 기술을 주도하는 성공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이나 세라믹 기판의 한계를 뛰어넘는 '꿈의 소재'다. 열에 강하고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빨라 AI, 고성능컴퓨팅(HPC)처럼 막대한 연산이 필요한 반도체에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삼성, 인텔 등 글로벌 기업들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얇은 유리를 깨뜨리지 않고 가공하는 기술 난도가 극도로 높아 아직 대규모 양산에 성공한 사례가 없다.

루미엔은 이 미개척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이들은 20년 넘게 유리 정밀 분야를 연구해 온 구미산단 내 ㈜이노닉스 서의수 대표의 기술적 배경 아래, 아들인 서태민(36) 총괄부사장을 중심으로 한 청년 엔지니어들이 8년간 독자적인 연구를 거쳐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

올해 12월 시제품 테스트 및 양산라인 설계를 시작으로 2028년부터 대규모 투자 확장을 통해 2030년까지 총 1천23명을 고용할 계획이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도 성공하지 못한 분야에 청년들이 뛰어든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라며 "양산에 성공한다면 구미는 차세대 반도체 소재의 글로벌 허브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차세대 반도체의 핵심 부품인 유리기판을 생산하는 기업의 투자는 구미 반도체 특화단지의 기술 경쟁력 강화로 직결될 것"이라며 "구미가 미래 응용소재 시장을 선점하는 큰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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