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만전자' 탈환한 삼성전자…테슬라 등에 업고 부활하나

AI칩 수주에 주가 급등… 파운드리 실적 반등·'뉴삼성' 신호탄

삼성전자가 글로벌 대형기업과 총 22조7천648억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한 28일 시민들이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간판 앞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글로벌 대형기업과 총 22조7천648억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한 28일 시민들이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간판 앞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테슬라와 23조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28일 주가가 급등하며 다시 '7만전자'에 진입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6.83%(4천500원) 오른 7만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가 종가 기준 7만원을 넘긴 것은 지난해 9월 4일 이후 10개월 만이다.

이날 주가 급등의 발단은 개장 전 공시였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대형 기업과 22조7천억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 전체 매출(300조8천709억원)의 약 7.6%에 해당하는 규모다.

당초 계약 상대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오후 들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직접 자신의 엑스(X, 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테슬라임을 밝히며 주가는 단숨에 6만9천원대로 치솟았다.

머스크는 "삼성의 텍사스 신규 대규모 공장이 테슬라의 차세대 AI6 칩 생산을 전담하게 될 것"이라며 "삼성이 테슬라의 생산 효율성 극대화를 지원하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직접 생산라인을 둘러보며 진전 속도를 가속화할 예정"이라며 이번 계약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수주는 단순한 대형 계약을 넘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경쟁력 회복의 신호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도체 산업 전문기관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7.7%로 TSMC(67.6%)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으며, 중국 SMIC(6%)의 추격도 거세다.

특히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은 올해 2분기 실적에서 영업이익 1조원 미만으로 추정될 정도로 고전하고 있다. 전체 영업이익(4조6천억원)의 대부분은 IM(모바일), CE(가전), DX(통합디지털) 부문에서 발생했다는 분석이 우세한 가운데, 파운드리 부문은 적자 상태가 지속 중이다. 이번 테슬라 수주는 이에 따른 실적 반등의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글로벌 대형 기업이 전략적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삼성전자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이번 계약은 단순 수주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며 "파운드리 사업의 경쟁력 회복 가능성을 시장에 보여준 계기"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이번 수주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대법원 판결로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한 이후 체결한 첫 번째 초대형 계약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이 회장이 본격적으로 '뉴삼성' 비전의 실행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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