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사를 통해 '혁신·공정·정상화·안정·보호'를 5대 핵심 가치로 내걸고 금융 개혁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14일 금감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금융 산업의 혁신 기반 마련을 약속했다. 그는 먼저 "모험자본 공급펀드, 중소기업 상생지수 등을 도입해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금융권의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자본시장의 자금 공급 기능을 강화해 기업이 시장에서 원활하게 성장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금융 분야 역시 신기술을 적극 활용해 혁신 흐름에 동참할 수 있도록 금융 부문의 안전한 인공지능(AI) 활용 및 디지털 자산 생태계 육성 등에 관한 법적·제도적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자본시장과 관련해 "기업은 주주가치를 중심으로 공정한 거버넌스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특히 최근 국회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의 성공적인 안착을 지원해 대주주와 소액주주 모두의 권익이 동등하게 존중받는 풍토를 조성하겠다고 알렸다.
그는 "주가조작이나 독점 지위 남용 등 시장의 질서와 공정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무관용의 원칙으로 엄정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공언하며, 자본시장 교란 사범에 대한 전면전도 예고했다.
경제의 최대 뇌관으로 꼽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에 대해서는 '신속한 정리'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 원장은 "많은 규모의 부동산 PF 대출이 부실화되면서 주택 공급이 심각하게 지연돼 왔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PF 잔존 부실을 신속히 해소하고 정책금융과의 연계를 통해 우량 사업장의 정상화를 뒷받침하는 등 원활한 주택 공급이 가능한 금융환경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PF 여신심사 강화, 시행사 자격 요건 보완 등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통해 향후 PF 부실이 재발하는 것을 원천 차단하겠다고 약속했다.
급증하는 가계부채에 대해서도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 원장은 "부동산 가격 상승이 가계대출 확대를 부추기고, 이는 다시 부동산 가격을 올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대출 건전성이 악화되고 자금이 생산 부문이 아닌 부동산으로만 쏠리는 부작용이 심화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그는 "가계부채 총량의 안정적 관리 기조를 확고히 유지하는 동시에 부채와 주택가격 사이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내 금융안정을 수호하겠다"고 역설했다. 금융권 채무조정 활성화, 대출 부담 경감 프로그램 확대 등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도 대폭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금융소비자를 더욱 두텁게 보호하기 위해 소비자보호처의 업무체계를 혁신하고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금융사의 소비자보호 실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필요시 감독·검사 기능을 활용해 소비자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특히 "민생을 위협하는 금융범죄에 대해서는 수사당국과 긴밀하게 공조하는 등 금감원의 모든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원장은 "지금 우리가 마주한 난관 역시 절대 만만하지 않지만, 우리 경제는 위기를 넘어 새로운 활로를 찾고 혁신적 도약을 완성해 나갈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본연의 막중한 역할을 충실히 해낼 것으로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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