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과 중국의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 EU는 상호관세 협상을 마무리하고 미국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반면, 중국에 대해 무역, 산업 분야에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EU는 제조업 공급망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은 철강, 알루미늄 등 전통 산업은 물론 전기차와 배터리, 태양광을 비롯한 신산업에서 EU 시장 잠식한 상황이다.
국제금융센터가 발간한 'EU-중국 무역갈등 심화 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년간 EU의 대(對)중국 무역수지 적자는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반면 EU를 상대로 한 중국의 수출은 올해 2분기 기준 20% 증가하며 불균형이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EU는 중국의 저가 공세에 내수가 위협받고 있다. 태양광 모듈은 물론 EU 제품에 비해 30% 이상 저렴한 중국산 배터리가 시장 점유율 75%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유럽 판매량이 전년 대비 91% 급증했다.
공급망 리스크도 EU의 불만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137개 전략 물자 중 절반 이상(52%)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특히 녹색 전환 기술 분야에서 취약성이 두드러진다.
최근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통제하면서 '공급망 무기화' 우려가 높다. 희토류는 전기차, 풍력터빈, 반도체 등 첨단 산업의 핵심 소재로, 중국의 조치가 유럽 제조업 전반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EU는 대중 무역적자를 축소하기 위한 보호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반덤핑 조치의 46%, 반보조금 조치 가운데 38%가 중국산 수입품을 겨냥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들어 의료기기, 타이어, 바이오 등 덤핑 조사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 외에도 EU는 국제조달규정, 반보조금규정, 통상위협대응조치 등을 도입해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응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EU는 더 이상 중국을 '파트너'가 아닌 '경쟁자'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미국과의 동맹을 택하고 중국에 강경한 자세로 대응하는 노선을 채택한 것으로 EU의 이런 태도가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했다"면서 "다만 현 시점에서 중국은 미국과 협상에서 불리하지 않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잠재적 위험 요소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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