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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발 물가 압력, 소비심리 위축·금리 인하 기대 속 주택시장 변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알래스카 엘멘도르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알래스카 엘멘도르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관세 정책 여파가 물가 지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며 내년 1분기까지 인플레이션 압력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동시에 물가 불안 우려가 소비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주택금리 하락으로 연결되며 시장에 복합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8일 보고서에서 지난주 발표된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9% 급등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0.2%)를 크게 웃돈 결과로 2022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도 0.9% 상승해 같은 폭을 기록했다. 그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기대 수준이었지만 PPI와 수입물가는 각각 0.9%, 0.4% 상승하며 예상치를 상회했다"며 "관세 부담이 유통 단계를 거쳐 공급가격에 반영되면서 CPI와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실효 관세율은 불과 6개월 사이 2.4%에서 18.3%로 급등했다. 이 연구원은 "관세 상승은 체감이 늦을 뿐 분명한 실물 충격"이라며 "물가든 노동시장이든 경제 전반에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완만한 물가 압력이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관세 정책 불확실성은 소비자 심리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시간대학이 발표한 8월 소비자심리지수(잠정치)는 58.6으로 전월보다 3.1포인트(p) 하락했다. 이는 지난 4월 이후 첫 하락이며 전문가 전망치(62.5)를 크게 밑돌았다. 미시간대 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의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7월 4.5%에서 8월 4.9%로,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4%에서 3.9%로 각각 상승했다. 이는 관세 충격이 단기적 요인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 부담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조안 슈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디렉터는 "소비자들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예상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악화 가능성에 대한 불안은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준의 금리 정책 변화 기대감은 주택 시장에 다른 흐름을 만들고 있다. 미국 국책 담보대출업체 프레디맥에 따르면 14일 기준 30년 고정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6.58%로, 전주 대비 0.05%p 하락하며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은 고용 둔화 조짐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맞물린 결과다. 프레디맥의 샘 카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출자들이 금리 하락의 수혜를 누리며 주택 구매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관세발 인플레이션 우려와 재정적자 확대 전망으로 5월 말 7%에 육박했으나 이후 하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택금리 하락이 소비 심리 위축을 상쇄할 정도로 충분한지는 불투명하지만, 고금리로 얼어붙었던 주택 시장에 점차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는 기대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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