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미국 수출이 6월 들어 10%가량 줄며 감소세를 이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가 유럽 경제 전반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U 통계기구 유로스타트 자료를 인용해, EU 27개 회원국의 6월 대미 수출액이 400억유로(약 64조8천억원)를 기록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2023년 말 이후 최저 수준이다.
EU의 무역 흑자 규모도 크게 줄었다. 6월 전체 무역 흑자는 18억유로(약 2조9천억원)로 집계돼 전월 127억유로(약 20조6천억원) 대비 급감했다.
미국은 EU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다. 지난 3월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발표를 앞두고 물품을 선적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면서 대미 수출이 720억유로까지 늘었으나 4월 들어 급격히 줄었다.
지난달 말 미국과 EU는 미국에 수출되는 EU 제품에 15% 관세율을 적용하는 데 합의했다. 합의는 이루어졌지만 세부 사항은 아직 조율 중이며 공동성명이 곧 발표될 예정이다.
올로프 길 EU 집행위원회 무역 대변인은 지난주 "합의된 관세율과 관련한 세부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EU는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 계획을 내놓았을 때 보복 조치를 준비했지만 6개월간 유예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 관세를 적용하지 않을 전망이다.
6월 무역 흑자 축소의 주요 원인은 화학 제품 수출 감소였다. 화학 제품은 EU 회원국들의 핵심 수출 분야로 꼽힌다.
EU 경제의 중심인 독일도 미국으로의 수출 감소 여파를 받고 있다. 독일 제조업은 최근 몇 달간 공장 가동률이 낮아졌고, 경제 성장에도 제약이 발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세를 보이는 유로화 역시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독일 코메르츠방크의 랄프 솔빈 이코노미스트는 "대외 무역 환경은 여전히 평균 이하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EU의 또 다른 주요 시장인 중국에 대한 수출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크게 줄었다. 이는 글로벌 무역 환경 악화를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관세 정책의 여파는 아직 전부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유로존 경제는 관세 충격에도 2분기에 0.1% 성장하며 예상보다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 ING 은행의 카르스텐 브레츠키 거시경제팀장은 "강한 유로화와 불확실성이 수출을 압박하고 있어 현재로선 수출이 다시 유로존 성장의 동력이 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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