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크라이나의 눈물] 6개월 만에 천양지차 태도 보인 미-우 정상

복장 등 문제 삼지 않고 친밀감 과시
2월 참사 발동 건 밴스 부통령 침묵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 두 번째)이 회담하고 있다. 오른쪽에는 J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앉아 있다. EPA 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 두 번째)이 회담하고 있다. 오른쪽에는 J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앉아 있다. EPA 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에서 18일(현지시간)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회담은 약 6개월 전 있은 '외교참사'와 사뭇 달랐다.

지난 2월 28일 같은 장소에서 같은 인물들이 연 회담은 파행의 연속이었다. 전쟁 종식 방향, 전쟁 상대국에 대한 인식 등에 첨예한 입장 차를 드러낸 걸로 모자라 "무례하다"는 말까지 등장하는 등 외교적 결례에 가까운 말들이 부유했던 터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결국 예정된 일정(백악관 오찬)도 마치지 못한 채 쫓겨나듯 백악관 밖을 나서야 했다.

그러나 18일은 완연히 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차에서 내리기 전 손을 들어 가볍게 인사했고, 하차한 젤렌스키 대통령과 악수하면서 어깨와 등을 연신 두드렸다. 친밀감을 과시하려는 동작임을 모르기 어려웠다.

지난 2월 전투복을 연상시키는 옷을 입고 나타나 트럼프 대통령과 일부 미국 언론으로부터 지적받는 수모를 겪었던 젤렌스키 대통령의 복장도 달라져 있었다. 이날은 정장 느낌의 검은색 옷을 입고 백악관에 나타났다.

회담 진행도 순조로웠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 초반 부인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가 트럼프 대통령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에게 보내는 서한을 전달하며 회담 분위기를 부드럽게 시작했다. 그러면서 멜라니아 여사가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 아동을 염려하는 서한을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낸 것 등에 감사를 표하는 등 "감사하다"는 표현에 인색하지 않았다.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으로부터 "감사할 줄 모른다"는 면박을 들은 것과는 천양지차였다. 영국 BBC 방송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감사 인사를 흩뿌렸다"며 "처음 단 몇 분 말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에 '감사합니다'를 여섯 번쯤 말했다"고 전했다.

약 27분간 언론에 공개된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발언 도중 몇차례 젤렌스키 대통령의 팔을 건드리거나 눈을 쳐다보며 말하는 등 친근감을 드러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2월 회담 중간에 끼어들어 젤렌스키 대통령의 태도를 문제 삼았던 JD 밴스 부통령은 이날 언론에 공개된 회담 내내 침묵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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