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동소주, 세계 무대 향한 '첫 삽'…글로벌 명주 도약 신호탄

120억 투입한 대규모 양조장, 내년 완공 목표
연간 60만ℓ 생산…지역 경제와 일자리 활력
"삼성 넘고 마오타이처럼"…세계 명주 향한 도전

농업회사법인 소주스토리가 27일 안동시 풍산읍 매곡리 경북 바이오 2차 산업단지에서 개최한 차세대 스마트 양조장 착공식에 참석한 주요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손병현 기자
농업회사법인 소주스토리가 27일 안동시 풍산읍 매곡리 경북 바이오 2차 산업단지에서 개최한 차세대 스마트 양조장 착공식에 참석한 주요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손병현 기자

안동의 전통주 '안동소주'가 세계 주류 시장을 향한 본격적인 도전에 나섰다. 농업회사법인 소주스토리(주)가 27일 안동시 풍산읍 매곡리 경북 바이오 2차 산업단지에서 대규모 양조장 착공식을 열며 안동소주의 세계화를 선언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안동소주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을 넘어 중국의 마오타이처럼 세계적 브랜드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해 현장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120억 투자, 내년 2월 완공 목표

소주스토리는 와인 수입·유통기업 나라셀라(대표 마승철)를 모기업으로 두고 있다. 이번 제1공장 건립에는 총 120억 원이 투입되며, 부지 3천300㎡ 규모에 내년 2월까지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어 같은 해 7월에는 신제품을 출시하고, 향후 제2공장까지 생산시설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앞서 2023년 5월, 경상북도와 안동시, 나라셀라는 안동소주 생산라인 구축을 위한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이번 착공은 협약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진 결과다.

◆연간 60만ℓ 생산, 지역 일자리 20개 창출

경북도는 이번 양조장이 완공되면 연간 60만ℓ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동시에 20여 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제1공장의 연간 생산능력(CAPA)은 약 150만병 규모이며, 제2공장 완공 시 연간 총 생산능력은 약 450만병 규모다. 단순한 공장이 아니라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거점이 되는 셈이다.

안동소주는 현재 미국, 베트남 등 14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11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늘었고, 수출액은 11억 원으로 44% 성장했다. 이미 해외 시장에서 가능성을 입증한 만큼, 이번 양조장은 성장세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발판이 될 전망이다.

◆세계화를 위한 제도적 지원

경북도는 안동소주의 세계화를 위해 제도적 기반을 차근차근 다져왔다. 2023년 안동소주협회를 설립한 데 이어 공동브랜드화를 위한 통합 술병을 출시하고, 도지사 품질 인증제를 도입했다.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공동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이러한 노력은 안동소주가 단순한 지역 특산주를 넘어, 글로벌 프리미엄 증류주 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농업회사법인 소주스토리가 27일 안동시 풍산읍 매곡리 경북 바이오 2차 산업단지에서 개최한 차세대 스마트 양조장 착공식에 참석한 이철우 경상북도지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 손병현 기자
농업회사법인 소주스토리가 27일 안동시 풍산읍 매곡리 경북 바이오 2차 산업단지에서 개최한 차세대 스마트 양조장 착공식에 참석한 이철우 경상북도지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 손병현 기자

◆"삼성 넘고 마오타이처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안동소주에 대한 남다른 확신을 드러냈다. 이 지사는 "안동소주는 위스키, 보드카, 백주보다 앞선 전통을 가진 술"이라며 "케이푸드 열풍 속에서 안동소주가 세계 주류 시장의 주역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삼성전자의 시총을 넘어서는 날이 올 것이며, 중국의 마오타이처럼 안동소주도 그 길을 밟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봉제사 접빈객(奉祭祀 接賓客:제사를 받들고, 손님을 맞아 예를 다한다)의 전통이 깃든 안동에서 소주의 대중화·산업화·세계화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말했다.

마승철 나라셀라 대표는 "안동소주가 단순한 지역 특산주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인이 즐기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다"며 "양조와 관광, 지역 음식이 어우러지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발전시켜 국내 주류 산업의 메카로 키워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지방 차원의 규제 개선과 적극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며 "이 같은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안동소주가 진정한 세계 명주로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통에서 미래로, 안동의 새 도전

이번에 착공한 안동소주 양조장은 단순한 술 생산공장이 아니다. 지역의 쌀과 물로 빚어낸 술맛은 한국 전통문화를 담아내며, 2공장까지 완공되면 전시·체험·관광을 겸비한 복합 문화공간으로 진화할 계획이다. 경북도는 이번 프로젝트가 안동의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새로운 문화 거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안동소주는 이미 세계로 향하는 길 위에 올라섰다. 착공 현장에 울려 퍼진 '세계 명주 도약'의 선언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다. 안동에서 빚은 술이 이제 세계인의 술잔에 채워질 날이 머지않았다.

한편, 이번 양조장 건립의 모기업인 나라셀라는 지난해 매출 826억원을 기록했다. 주류 수입과 도소매업을 주력으로 하는 이 회사는 '국민와인'으로 불리는 몬테스를 비롯해 세계 각국의 120여개 브랜드, 500여종에 달하는 제품을 국내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농업회사법인 소주스토리가 27일 안동시 풍산읍 매곡리 경북 바이오 2차 산업단지에서 개최한 차세대 스마트 양조장 착공식에 참석한 주요 내빈들이 시삽 포퍼먼스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기창 안동시장, 마승철 나라셀라 대표, 차복련 재경경북대학교 여성동창회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주원 NH농협은행 경북본부장. 손병현 기자
농업회사법인 소주스토리가 27일 안동시 풍산읍 매곡리 경북 바이오 2차 산업단지에서 개최한 차세대 스마트 양조장 착공식에 참석한 주요 내빈들이 시삽 포퍼먼스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기창 안동시장, 마승철 나라셀라 대표, 차복련 재경경북대학교 여성동창회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주원 NH농협은행 경북본부장. 손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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