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북·미, 한·북·미 간 대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경상북도와 경주시가 '역사적인 빅 이벤트'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6일 오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경주 APEC에 초청했고, "가능하다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만남도 추진해 보자"고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슬기로운 제안"이라고 화답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경주 APEC 공식 초청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긍정적인 뜻을 밝힘에 따라 김 위원장 초청에 따른 국내 보수층의 반발도 최소화될 수 있어 정부의 부담도 줄어든 셈이다.
이처럼 경주 APEC이 북핵 문제 해결 등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경북도도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경북도는 APEC 정상회의 유치가 확정된 지난해 6월 말부터 '평화 APEC' '경주 빅딜' 등 구상을 해 온 만큼, 북·미 정상회담이나 한·북·미 정상회담과 같은 '빅 이벤트' 가능성도 일찌감치 염두에 두고 있다.

이철우 도지사는 지난 1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미국과 러시아의 정상회담이 성공적 결과를 도출하면 푸틴 대통령도 경주 APEC에 참석할 것으로 본다. 그러면 김 위원장도 함께 올 수 있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나면, DMZ에 호텔을 짓는다거나 원산에 골프장을 건립하는 것과 같은 논의도 가능하리라 본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일부 전문가들은 경주보다는 판문점 등지에서 회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이 경주에 올 경우 전 세계 언론이 APEC 행사 보다 그에게 집중되면서 다른 정상이나 이슈가 묻힐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김 위원장의 신변 안전 문제와 국내 진보와 보수 간 분열상 노출 등 정부 차원에서도 부담이 없지 않은 실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6월 일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예정에 없던 한국을 방문해,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다.
김정수 대구대 군사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하면 판문각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열 수 있도록 우리가 물밑에서 조율하는 것은 차선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경주 APEC은 '평화와 번영의 APEC'을 지향한다. APEC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길이 열릴 수 있도록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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