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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조두진] 묘한 체포, 묘한 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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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진 논설위원
조두진 논설위원

미국 이민·수사 당국이 4일(이하 현지시간)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을 체포했다. 이후 한-미 간 석방 협상을 통해 체포됐던 사람들은 10일 오후에 한국으로 출발한다고 한다.

묘한 체포이고, 묘한 석방이다. 미국은 법에 따라 불법 취업자를 체포했고, 한국은 구금(拘禁)된 자국민을 협상으로 풀려나게 했다. 드러난 것만 보면 이상할 것이 없다. 문제는 시점(時點)이다. 한국 기술자들이 편법 비자로 미국에서 일해 온 것은 취업 비자 발급이 원활치 못한 상황에서 공기(工期)를 맞추기 위한 고육지책이었고, 바이든 정부 때는 묵인됐다.

우리 정부는 관세 협상 과정에서 미국에 3천500억달러(약 486조원)를 투자하기로 한 데 이어 8월 25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1천500억달려(약 200조원)의 추가 투자까지 발표했다. 그렇다면 한국 기술자들이 더 많이 필요하고, 미국은 우리 기술자들이 더 이상 편법 비자로 일하지 않도록 하는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 그런데 반대로 갔다.

양국 정상회담 직후 우리 대통령실은 "성공적인 정상회담"이라고 평가했다. 공동 합의문이 나오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굳이 필요 없을 정도로" 회담이 잘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데 미국의 한국 자동차 관세는 여전히 25%이다. 일본과 유럽연합(EU) 자동차는 15%를 적용받는데 말이다. 대미 투자 방식도 분명하지 않다. 농수축산물 수입에 대해서도 한-미의 발표는 차이가 있다. 공동 합의문이 필요 없을 정도로 성공한 회담이 아니라 합의를 도출(導出)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일 것이다.

우리 근로자 300여 명이 갑자기 체포된 것이 한-미 간 관세·투자 협상과 관련 있는 것이 아닐까? 미국이 한국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우리 근로자들을 체포한 것 아니냐는 말이다. 만약 그 가정(假定)이 맞다면 이번에 체포된 300여 명 석방을 위해 우리 정부는 무엇을 내놓았을까? 미국이 체포한 불법 취업자를 그냥 석방했을까?

관세 합의가 잘됐다는데 관세는 여전히 높고, 거액을 투자하기로 했는데 어떤 조건으로, 어디에 투자하는지도 모르고, 한국인 근로자들은 무더기로 체포됐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earf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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