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업계 '1호 유니콘' 신화를 쓴 쿠팡이 대한민국 미래를 이끌 차세대 인공지능(AI) 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쿠팡이 로켓배송과 뉴욕증시 상장을 일궈낸 경험을 바탕으로, 정부와 함께 1천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토종 AI 스타트업을 '제2의 쿠팡'으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쿠팡은 정부의 AI 유망기업 성장 지원 프로젝트인 '넥스트 유니콘 프로젝트'에 750억원을 출자한다고 11일 밝혔다.
정부가 운영하는 모태펀드와 동일한 금액인 750억원을 매칭 출자해, 총 1천500억원 규모의 '알파코리아소버린AI펀드'를 조성한다. 벤처캐피탈사 SBVA가 운용을 맡는 이 펀드는 잠재력 있는 AI 스타트업 및 성장기업 140개사에 평균 100억원 이상을 투자할 방침이다.
쿠팡의 이번 투자는 정부의 AI 육성 정책에 화답하고, 대한민국 AI 산업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결정이다. 쿠팡은 "대한민국 1호 유니콘으로서, 축적된 혁신 노하우를 바탕으로 후배 유니콘 기업 탄생을 이끌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중소벤처기업부 역시 "1호 유니콘 기업인 쿠팡이 정부의 AI 유니콘 육성 의지에 발맞춰 대규모 출자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쿠팡의 이번 펀드 출자가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로켓배송이라는 유통 혁신을 완성하고, 세계 최대 자본시장인 미국 뉴욕증시에 성공적으로 입성한 경험 자체가 후배 스타트업들에게는 돈으로 살 수 없는 자산이기 때문.
2010년 설립 후 4년 만인 2014년 국내 첫 유니콘(CB인사이트 조사)으로 등극한 쿠팡은 AI와 머신러닝 기술을 물류 인프라에 집약시키며 성장을 거듭했다. 수천만 개 상품의 주문량을 AI로 예측하고, 최첨단 자동화 로봇을 풀필먼트센터에 도입했다.
이 과정에서 확보한 AI 기술 관련 특허는 2019년 160개에서 현재 2천100개로 13배 급증했으며, 올해 초에는 메타·알파벳 등과 함께 글로벌 100대 혁신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세콰이어 캐피탈, 블랙록 등으로부터 34억 달러를 유치하며 적자 속에서도 기업 가치를 키워간 쿠팡의 경험은 수많은 난관에 부딪히는 스타트업들에게 최고의 교본이 될 것"이라며 "단순 투자자를 넘어 '성장 가이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쿠팡이 '게임 체인저'를 자처하고 나선 배경에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국내 AI 유니콘의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AI 유니콘은 498개에 달하지만, 한국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AI 시장은 올해 1천33조원에서 2034년 5천20조원 규모로 폭발적인 성장이 전망된다. 토종 AI 유니콘의 탄생과 성장은 국가적 과제가 됐다.
쿠팡은 대만 시장에 로켓배송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이식한 경험과 실리콘밸리, 인도 등에 포진한 풍부한 AI 개발 인력,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내 유망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을 돕는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AI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등판이 대한민국 AI 산업 생태계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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