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관광은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지방소멸과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국가 현안을 해결하는 핵심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지난달 26일 서울 용산구 코레일 KTX 빌딩에서 만난 권백신(54) 코레일관광개발 대표이사는 "친환경 철도 인프라를 활용한 관광객 유입이 지역 체류와 소비 확산, 주민 소득 증가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경북 안동 출신인 그는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서 민간기업에서 10여 년간 현장 경험을 쌓았다. 이후 국회의원 보좌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기획위원, 국토교통부 장관정책보좌관을 거쳐 지난해 공개모집을 통해 코레일관광개발 대표로 선임됐다.
◆철도로 지역 상생 관광모델 구축
코레일관광개발은 친환경 철도 인프라를 기반으로 KTX·SRT 승무와 관광을 연계한 여행상품을 개발·운영하는 공공기관이다. 철도관광과 테마파크(정선·곡성·강릉·청도 레일바이크) 운영, 철도 승무 서비스 등을 통해 국민에게 안전하고 편리한 여행을 제공하고 있다.
권 대표는 취임 후 지역과의 상생에 역량을 집중했다. 올 상반기에만 20곳이 넘는 자치단체와 업무협약을 맺거나 실무 제휴를 체결했다. 안동을 비롯해 밀양, 남원, 해남, 대전, 정선 등 전국 자치단체와 인구소멸 문제, 지역상권 활성화, 관광자원 상품화, 생활인구 증대방안 등을 함께 고민한 결과다.

그는 "지역과 협력해 만든 체류형 관광상품에 실제로 이용객을 유치하고 지역 상권과 자치단체로부터 감사의 회신을 받았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며 "특히 고향 안동의 'K-미식 전통주 벨트' 사업은 전통주와 미식 문화를 철도여행과 결합한 사례로 내·외국인 모두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으로 한정해서 보면 그는 역사·문화·스포츠·미식·산업 등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개발했다. ▷안동 임청각과 이육사문학관을 잇는 '독립열차'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연계 '탈춤열차' ▷의성 천하장사씨름대회 연계 '스포츠열차' ▷구미 첨단산업체험을 결합한 '구미과학열차' ▷동해권 산림·치유 자원을 연결한 '놀숲패스' 등이 대표적이다.
권 대표는 "중앙선 2단계 개통으로 서울~안동 간 이동 시간이 2시간대로 단축돼 수도권 당일 관광이 가능해졌다"며 "정기적인 철도 운행은 지역 숙박, 식음료, 전통시장 등 지역경제 전반에 안정적 수요를 창출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철도관광을 '지역성장 플랫폼'으로 육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앙선·동해선·경부선·중부내륙선 등 4대 노선을 활용한 'K-철도 관광벨트' 구축을 제안했다.
권 대표는 "중앙선은 영주·봉화·의성·예천 등을 잇는 역사·문화·산림 관광벨트로, 동해선은 포항·영덕·울진을 중심으로 한 해양·미식·생태 관광벨트로 특화할 수 있다"며 "철도 이용에 따른 탄소 절감량을 지역화폐·숙박·체험 할인으로 환급하는 친환경 인센티브 제도 도입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현장이 학교, 주민이 선생님"
권 대표는 안동에서 성장한 경험이 지금의 가치관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어른들로부터 사람의 도리는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에서 시작된다고 배웠다"며 "약속을 잘 지키는 일, 솔직하게 다가가는 자세, 공동체를 아끼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했다.
리더십 철학에 대해서는 "젊은 시절에는 '내가 내 일 잘하면 인정받는다'는 생각으로 일했지만, 영역이 넓어지면서 '남이 일 잘하도록 만들어 주어야 내 성과도 커진다'는 것을 느꼈다"며 "먼저 하나를 내어주는 것이 같이 커갈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장은 학교이고 주민은 선생님"이라며 "국회의원 보좌관 시절 7천 건이 넘는 민원을 접했고, 국토부 장관정책보좌관 시절에는 100회가 넘는 현장일정을 소화했다"고 회고했다.
권 대표는 코레일관광개발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중장기 목표로 ▷국민이 찾는 관광·레저 전문기업으로서 브랜드파워 강화 ▷지역과 상생하는 콘텐츠 관광 강화 ▷철도망과 연계된 테마형 관광상품 다양화 ▷지속 가능한 관광, 체험 중심 관광, 환경 친화적 관광 사업 확대를 제시했다.
그는 "상반기에만 20곳 넘는 지역을 다니면서 지역 밖에서 지역을 위해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 안으로 들어가 직접 몸으로 부딪히고 익히면서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관광이 교통 인프라, 숙박 인프라, 지역 생산품 판매 인프라와 연결된 종합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일에 참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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