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이 인공지능(AI)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 최대의 클라우드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 AI 혁신을 선도하는 엔비디아 등과의 협력이 가속화 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다만 AI 인프라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전력 공급망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동안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 국가에 밀려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유치하지 못했던 원인을 점검하고 대안을 마련해 'AI 3대 강국'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AI 컴퓨팅 '빅뱅'이 온다
한국에도 AI 컴퓨팅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 구축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앞서 AWS가 SK그룹과 손잡고 약 7조원(약 49억달러) 규모·100MW(메가와트)급 AI 데이터센터를 건립 계획을 발표한 것이 신호탄이 됐다.
이번 APEC 참석차 방한한 맷 가먼 AWS 대표는 7조원 추가 투자 계획을 내놨다. 가먼 대표는 지난 29일 이재명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은 AI 혁신의 중심지로 부상했다"며 2031년까지 인천·경기 일대 신규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에 50억 달러 이상을 추가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WS는 최근 몇 년 전부터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해 인천 중부 공업지역에 토지를 매입하는 등 경기·인천 지역을 투자처로 물색해 왔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인천 서구 가좌동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으며, 경기 고양시 일대에 실사 작업을 수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챗GPT 개발사 오픈AI도 SK그룹과 서남권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국가AI컴퓨팅센터 세워질 예정인 해남을 제외한 호남지역에 관련 시설이 지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엔비디아가 한국에 블랙웰 CPU 26만장 공급을 결정하면서 한국의 AI 컴퓨팅 파워의 대도약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 SK그룹이 대대적으로 AI 인프라 확장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AI 인프라 결국 핵심은 '전력'
문제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데이터센터를 가동하는 데 필요한 전력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점이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5년 안에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현재 대비 165%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충당하기 위해 투입해야 할 비용은 최대 7천억 달러(약 950조 원)에 달한다.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 내 데이터센터 건립을 망설인 이유도 전력 공급과 밀접한 연관을 지닌다. 전력 계통 영향평가 등 국내 전력 규제가 강한 점, 정보기술(IT) 기업이 밀집한 수도권이 데이터센터 수요가 높은 것은 물론 민원 발생 위험이 높은 점을 고려해 데이터센터 건립지 후보에서 제외됐다는 후문이다.
미국 역시 AI 산업 전환으로 인한 전력난에 직면했다. 오는 2030년 기준 미국 데이터 센터의 전력 소비량이 약 606테라와트시(TWh)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2023년의 4배 수준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본과 '투자 공동 팩트시트'를 공개하면서 총 5천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실행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번 투자 계획은 전력 인프라 확충을 골자로 한다. 전체 투자금 가운데 3천320억달러가 발전소, 변전소, 송전망 등 전력망 구축에 배정됐다. 전력 공급망 확보가 AI 산업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자 일본에 손을 내민 것으로 풀이된다.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은 APEC CEO 서밋에서 "AI가 급속도로 성장함에 따라 전력 수요도 폭증하고 있다"며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소비는 2030년 세계 전력의 4%에 육박해 미국의 모든 주택이 소비하는 전력 규모와 맞먹는 1천테라와트시(TWh)에 이를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지속가능한 경제성장과 에너지전환' 보고서를 통해 "국내 대규모 데이터센터 증설로 전력 수요가 수백 메가와트 단위로 증가할 전망"이라며 "인프라 확장은 전력망 부하 증가와 변동성 심화를 발생시킨다. 안정적인 전력공급 및 스마트그리드(차세대 전력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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