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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올랐나" 외국인 셀코리아 … 변심 속 이 종목은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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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거래일간 SK하이닉스·삼성전자 5조원 매도 폭탄
AI 거품론·셧다운 악재에 차익실현
LG씨엔에스·이노텍·알테오젠·파마리서치로 포트폴리오 교체
금리 경로·환율 변화 촉각… 단기조정에도 주도주 추세 변화 가능성 낮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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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셀 코리아' 공세가 거세다. 일주일 동안 7조원 넘게 국내주식을 팔아치운 가운데 단기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반도체 종목들에 팔자세가 쏠렸다. 다만 LG씨엔에스, LG이노텍, LG화학 등 전기·화학주와 알테오젠, 파마리서치 등 제약업종으로 포트폴리오 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주 5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지난 한 주간 외국인이 팔아치운 주식은 7조2640억원으로, 2000년 이후 주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전 역대 1위 기록은 지난 2021년 8월 둘째주 기록한 7조454억원이었다.

이 기간 외국인은 최근 가파르게 상승해온 대형 반도체주를 집중 매도했다. 순매도 1, 2위 종목은 모두 반도체주였다. 외국인들은 SK하이닉스를 3조7151억원어치, 삼성전자를 1조5028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인공지능(AI) 거품론'에 따른 미국 기술주 급락에 투자 심리가 위축된 점이 외국인의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최장 기록을 이어가면서 경제 지표들이 발표되지 않는 가운데 금리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AI 등 성장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됐다.

반면 LG씨엔에스, LG이노텍, LG화학 등 전기, 전자, 화학주로는 외국인 매수세가 확산되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수 1위는 LG씨엔에스로 193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LG이노텍과 LG화학도 각각 689억원, 44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반도체 종목들을 중심으로 한 코스피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커지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저평가 종목들의 매력이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

대내외 환경 악화 속에 LG씨엔에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 이상 하락했지만 AI 수요 증가에 따른 데이터센터 매출 확대로 클라우드 및 AI 부문 매출은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주가는 지난 6월 고점 이후 주가가 급락한 상태다.

최근 AI 관련 매출 비중 확대에 힘입어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한 LG이노텍은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상향 러시가 이뤄지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 종목에는 엔터테인먼트 업종들도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6, 7위 종목은 하이브와 와이지엔터테인먼트로 각각 481억원, 47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엔터주는 K-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고,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해제 기대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직접적인 수혜주로 꼽힌다. 특히 지난 1일 한·중 정상회담 만찬 자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K-팝 가수들의 중국 공연 언급에 호응한 바 있다.

글로벌 시장 확장성과 기술 수출 가능성이 높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제약주들도 외국인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은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알테오젠을 1041억원, 파마리서치를 402억원어치 사들였다. 리가켐바이오도 29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알테오젠은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이전 성과로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가운데 코스피 이전상장 을 본격화한 상태다. 파마리서치는 의료미용·피부재생 관련 신제품 출시 기대감이, 리가켐바이오는 신약 파이프라인 확장 소식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증권가에선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쏠린 반도체주의 조정 국면에서 소외업종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장기적으론 주도 섹터의 강세 흐름에 무게를 둔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첫 강세 기간 때 주도주였던 업종들이 조정 기간에 낙폭이 큰 반면 소외주 업종들이 조정 기간에 선방했다"며 "조정 기간에 소외주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하고 2차 강세 기간에는 기존 주도주의 랠리 재개와 함께 새로운 주도주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은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 변화와 기준금리 경로, 미국 셧다운 해제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이날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종료 징후가 나타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일부 살아나고 있다. 이날 10시58분 기준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521억원어치 순매수하면서 지수는 4060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0.1원 오른 1457.0원에 개장한 뒤 1450원대 중반에서 안착하는 모양새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도세는 단기 과열에 따른 포트폴리오 조정에 가깝다"면서 "환율 안정과 금리 완화 시그널이 확인되면 12월 중순 이후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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