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가 3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이현승 전 KB자산운용 대표와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가 차기 회장 선거에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진 데 이어 현직 협회장이자 운용사 출신 서유석 회장까지 연임 도전에 나섰다. 업계에선 증권사 대표 출신 협회장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번 선거가 유력한 강자 없는 인물난 속에 치러지는 선거라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서유석 회장은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스피 5000 이후의 시대를 열어갈 수 있는 적임자"라며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로써 현재까지 출마를 공식화한 인물은 서 회장을 비롯해 이현승 전 대표와 황성엽 대표 3인이다.
앞서 지난 6월 이현승 전 대표는 가장 처음으로 차기 금융투자협회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재정경제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한 이 전 대표는 이후 메릴린치증권을 거쳐 SK증권, 코람코자산운용, 현대자산운용 등 증권사와 운용사에서 대표이사를 지냈으며 최근까지 KB자산운용 대표를 지냈다. 증권사와 운용사 대표이사만 16년을 역임한 자본시장 전문가다.
뒤이어 9월 황성엽 대표도 차기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1987년 신영증권에 입사한 황 대표는 38년째 증권업계에 몸담아 온 정통 증권맨이다. 2005년부터 경영지원부 리스크관리팀 담당 임원으로 기획·인사·재무·금융상품 등을 두루 맡았다. 2008년에는 자산운용본부장, 2012년부터는 법인사업본부장을 역임하며 핵심 사업부문 경험을 쌓았다.
2014년에는 투자은행(IB) 사업부문을 총괄한 데 이어 이듬해 부사장에 올랐다. 2018년 경영 및 자산관리(WM) 총괄 부사장을 거쳐 2020년 6월부터 대표이사를 역임 중이다.
◆ 인물난 속 사상 첫 재선 도전까지 … "증권사 대표 출신 리더십 필요"
업계에선 그간 서 회장의 재선 도전 여부에 관심이 컸다. 공식적으로 출마 여부에 대해 이렇다할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서 회장이 연임에 도전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현직 프리미엄을 무시할 수 없는데다 현재까지 대어급 후보 없는 대진표를 고려할 때 출마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기 때문이다.
서 회장의 재선 도전이 공식화된 가운데 업계는 절대 강자 없는 선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선거가 현재 출마를 공식화한 후보 3파전으로 치러진다면 금융투자협회장 경쟁률 중 역대로 낮다.
업계에선 현직 회장의 재선 도전에 대해 불편한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장직은 연임 사례가 없다는 점과 함께 그간 협회가 운용사 중심의 리더십이 이어져온 만큼 주요 현안에서 보다 힘 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증권사 대표가 나서야 한다는 분위기다.
서 회장은 1962년생으로 배재고,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대한투자신탁(현 하나증권)에 입사해 미래에셋증권 리테일사업부 대표,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등을 거쳐 2023년 1월 제6대 금투협 회장 자리에 올랐다.
이미 6대 회장을 미래에셋 출신 인사가 맡았던 만큼 업계에서는 '이번에는 다른 곳이 가져가야 한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서 회장이 20년간 몸을 담았던 친정인 미래에셋그룹 내부에서도 연임에 대해선 부정적인 분위기가 흘러 나온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서 회장에 대해선 평가가 중립적이다. 나쁘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두드러지게 잘한 것도 아니라는 평가다. 이전 회장인 나재철 회장에 대해 아쉬운 평가가 많았던 만큼 기저효과도 존재한다"면서 "그런 가운데 이례적인 연임 도전이 불편하다는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대어급 후보의 등판이 없어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을 기조 속에 증권사 역할이 강조되는 가운데 정책 파트너로서 무게감 있게 협회를 이끌 인물이 여느 때보다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간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박정림 전 KB증권 대표는 라임펀드 관련 재판이 2심까지 이어지며 불확실성이 커지자 이달 초 불출마를 선언했다. 정영채 메리츠증권 상임고문(전 NH투자증권 대표)는 아직까지 출마 여부를 저울질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자본시장 현안에 대해 힘 있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증권사 출신이 협회를 이끌어야 한다는 요구가 업계 전반에 퍼져 있다"면서 "후보자 공모 마감을 앞두고 강한 후보의 등판을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투자협회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지난 4일부터 제7대 협회장 후보자 공모를 시작했다. 공모기간은 오는 19일 오전 10시까지다.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 2028년 12월 31일까지 3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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